나도 나를 모를 때

by 은수달


"너는 성격이 왜 그래? 힘들면 얘기하지 그랬어?"

호불호가 분명하고 감정 표현에 솔직하다고 생각했는데, 주위에서 이런 말을 들으면 당황스럽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일상적이거나 가벼운 얘기는 스스럼없이 나누지만, 진짜 힘들 때면 혼자 고민하고 해결한다.


"슬픔을 나누면 두 배가 되는 거 아냐?"

"너 티지?"


가장 표현하기 힘든 감정은 '슬픔'인 것 같다. 가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펑펑 울기도 한다. 하지만 나의 슬픔조차 남의 일처럼 들여다보는 일이 반복되다 보니 '진짜 슬픈 게 맞나? 이 정도 일로 슬퍼해도 되는 걸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할 말을 못 해서 죽기 직전까지 가본 적이 있다. 사회가 요구하는 역할에 충실하다 보니 하고 싶은 말을 꾹꾹 눌러 담고 있었다. 그래서 수면 아래 잠들어있던 자아 혹은 '이리'를 끄집어내어 할 말은 하라고 다그쳤다.


"괜히 분위기 망치고 싶지 않아. 상대가 상처받을까 봐 두렵기도 하고."

"그러다 또 병나면 어떡하려고 그래?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건 너 자신이야."


내 안의 목소리가 들려오면 집중하려 애쓴다. 그러다 보면 나도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감정이나 성격이 보이기 시작한다.


남들이 보기에 똑 부러지는 성격을 가졌지만, 때론 사소한 일에 상처를 받기도 한다. 그래서 말을 아끼는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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