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허무할 땐 도서관을

by 은수달


삼십 대 초반, 고향에 내려와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을 때 결심한 것이 있다. 아무리 나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지거나 자신감을 잃어도 독서와 글쓰기를 꾸준히 하자는 것이다.

집에서는 집중하는데 한계가 있어서 매일 아침 도서관을 방문했고,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한 뒤 오후에는 근처 카페에서 글을 쓰거나 독서했다. 그리고 저녁에는 생각을 차분하게 정리하면서 마무리했다.



오늘 오후, 평소보다 일찍 마치고 도서관을 찾았다. 인문학 베스트셀러를 살펴보다 읽어보고 싶은 책들을 도서관 라이브러리에 담아두었다. 원래 읽으려던 책들이 보이지 않아서 같은 분야의 다른 책을 빌렸다. 오랜만에 뇌과학 책을 읽으니 두뇌가 활성화되면서 지적 욕구를 자극했다.

도서관에서 근무한 시절이 내 인생의 봄날이었다면 과장된 걸까. 좋아하는 책들을 실컷 접하면서 매달 신간도서를 분류하는 작업도 했다. 거기다 도서관 근처에 산책로가 있어서 틈날 때마다 산책을 즐기곤 했다. 사수한테 건의해서 추천 도서 리스트를 만들어 게시했고, 중요한 책인데 서가에 없으면 희망도서로 신청하기도 했다.

인생이 허무하거나 자기 효능감을 찾기 힘들다면 도서관을 둘러보라고 말하고 싶다. 평일 오후에 도서관을 찾는 이용자들이 많다는 사실에 놀라고, 독서 외에도 즐길거리가 많다는 사실에 두 번 놀랄 것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브런치 연재글 1,000건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