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얘기할 때 필요한 것들

드라마 <러브미>를 보면서

by 은수달


다양한 사랑의 형태를 보여주는 드라마 <러브미>에서는 저마다 사연을 가진 인물들이 등장한다. 특히 여주가 나랑 비슷한 점이 많아서 공감이 갔다.


평범한 집안에서 자라 산부인과 의사가 된 준경은 사랑에 대한 상처와 불신이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이웃집 남자 도현 덕분에 마음을 열고 사랑에 빠지고 만다. 순조롭게 흘러가던 그들의 관계는 난데없이! 그의 숨겨진 아들이 등장하면서 위기를 맞이한다. 거기다 아들의 친모가 그들의 관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파국을 향해간다.


'저렇게 잘난 여자가 왜 저런 남자 때문에 마음고생하고 저런 꼴을 당해야 하는 거지? 여자는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뭐든 참거나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준경의 아버지 진호 역시 사고 후유증으로 삶의 의지를 놓아버린 아내와 사별한 뒤 여행지에서 새로운 사랑을 발견한다. 익숙함을 버리고 낯선 환경에 내던져진 그들한테 예상 못한 장애물이 발생하고, 진호는 되풀이되는 비극 앞에 좌절한다. 그런 상황에서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라고 묻는 건 오히려 자신을 더 비참하게 만들 것이다. 상대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아니 자신을 지키고 싶다면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를 고민하는 게 현명하지 않을까.


자존심이 강하고 자기애가 강해서 세상을 향해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는 '준경'의 모습이 예전의 내 모습과 닮아서 공감이 많이 갔다.


자신의 열등감을 옆에 있는 사람한테 전가하는 '준서'를 보면서 화가 났고, 그런 그에게 꿋꿋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혜온'한테서는 대리만족을 얻었다.


스쳐 지나가는 열정이나 욕정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더럽히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신의 욕심이나 허영심을 채우려는 이기적인 마음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랑을 얘기할 때 필요한 것들은 상대의 직업이나 나이, 집안배경이 아니라 상대가 어떤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지, 나를 얼마나 존중하고 배려해 주는지, 그리고 서로 속도를 어떻게 맞춰갈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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