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기운이
남겨진 하늘을 보면서
눈을 떴다 감는다.
오늘은 어떤 옷을 입고
어떤 책을 읽을까.
무채색으로 골라 입고
회색빛 표정으로
집을 나선다.
내 자리를 차지한
아니 애초부터
내 자리는 아니었지만
예상 못한 불청객에
당황하지만 내색하지 않는다.
코를 풀고
재채기하고
쩝쩝거린다.
타인이란 존재는.
참을성이
수명을 다하면
공격이나 분노로 드러나는 걸까.
본인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거래처 직원을 보면서
생각이 든다.
나의 역할은 무엇일까,
다른 누군가가 들려주는
이야기의 등장인물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