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 온천장 모모스커피: 클래식과 포스트모던의 콜라보

by 은수달


'미러리스로 찍으니까 느낌이 다르잖아.'

오후에 교육이 있어서 온천장에 잠시 들렀다. 모모스 본점이 가까워질수록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십 년을 넘게 드나든 곳인데도 여전히 설레는 걸 보니 커피방앗간이 맞나 보다.


얼마 전에 장만한 카메라를 꺼내 들어 입구부터 눈길이 닿는 대로 찍었다. 때마침 모모냥이가 내 앞으로 스쳐 지나갔고, 지붕엔 백설냥이가 웅크리고 있었다. 최근에 리모델링하면서 공간이 넓어지고 분위기도 사뭇 달라졌지만, 내 기억 속에는 커피맛집으로 각인되어 있다.


별관으로 들어서니 구석에 빈자리가 있었다. 테이블이 검은색이라 피사체가 돋보였고, 느낌대로 찍어보았다. 카메라를 잠시 테이블에 놓았는데 화면에 잡힌 장면이 영화 같았다.

차분한 음악과 간간이 들려오는 사람들의 말소리, 가끔 지나치는 직원들마저 잘 어울려 예술작품 속에 머무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해 비의 냄새가 커피 향에 스며들었다. 온도와 습도에 민감한 커피는 계절이나 날씨에 따라 다른 색채를 드러낸다. 어쩌면 우리 인생도 커피처럼 타고난 본성이 주위 환경과 만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어느 멋진 날, 잠깐의 여유를 즐기며 인정과 통제의 결핍을 채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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