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여름, 모임을 마치고 뒤풀이를 하다가 A가 불쑥 제안했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빅피처>를 열심히 읽다가 필(?)이 왔단다. 잠시 망설이자 같은 자리에 있던 멤버들에게 동조를 구했다. 그렇게 시작된 사건(?)은 결국 몇 달 만에 '창작극'이라는 이름으로 작은 무대에 올려졌다.
제법 친해진 멤버들과 물놀이를 가기 위해 답사를 다녀왔다. 비교적 덜 붐비지만, 바위가 많아 이동하기 불편해 보였다.하지만 A의 강력한 권유로 결국 6월의 어느 날 10명 남짓한 멤버가 계곡으로 물놀이를 가게 되었다. 짐을 풀고 쉬다가 그가 준비해 온 게임을 차례대로 했고,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게임은 수중 피구경기였다. 여자 멤버가 공을 맞는 팀이 지는 거였는데, 누군가 필사적으로 막았음에도 간발의 차이로 지고 말았다. 하지만 다들 다이빙을 하겠다며 계곡에 첨벙 몸을 던졌을 땐 웃음 그 자체였다.
일정을 마치고, C와 함께 계곡을 내려가던 중, 실수로 발을 헛디뎌 슬리퍼가 벗겨졌다.
"슬리퍼 한 짝 떠내려가고 있어요."
"잠시만요. 제가 주워줄게요."
"괜찮아요. 물살이 세서 위험하잖아요."
그러나 그는 필사적으로 달려가 슬리퍼를 집어 나한테 건네주었고, 그의 진심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