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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PCR 검사 후기

발 빠른 자가 검사도 일찍 받는다

by 은수달


벌써 두 번째다.


주말에 중요한 일정이 있어서 아침 일찍 보건소를 방문한 것이.


9시 전에 가면 대기시간이 줄어들 거란 정보를 입수해서 이번엔 8시 30분경 집을 나섰다.


보건소 근처에 도착하자 지난번처럼 대기줄이 보이지 않는다.

'어라? 선별 진료소가 없어진 건가?'

설마 하는 마음으로 보건소 입구로 향하자 대기 줄이 보였다. 하지만 지난번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곧이어 직원이 다가와 큐알 코드를 보여줘서 스캔한 뒤 전자문진표를 작성한다.

'선제 검사? 직종?'

처음엔 사무직을 선택했다가 세부 직업 입력 칸에서 잠시 망설인다.

'전문직? 가끔 강의도 하니까 프리랜서 강사라고 적으면 되겠네.'

사소하지만 중요한 고민을 끝낸 뒤 직원의 안내에 따라 보건소 안으로 들어간다.

"핸드폰 번호 끝자리가 어떻게 되시죠?"

"검사 뭐 때문에 받으시는 건가요?"

"관련 증상 있으세요?"

질문에 차례대로 답한 뒤, 키트를 받으며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도 잊지 않는다.


드디어 선별 진료소 앞에 도착!!


사람들이 몰리자 직원 한 명이 "간격 띄우세요. 여기라고 안 걸리는 거 아닙니다."라고 외친다. 맞는 말이라 바닥에 표시되어 있는 선에 맞추어 선다.


곧이어 내 차례가 다가와 생년월일과 이름을 확인한 뒤 키트 안의 면봉을 꺼내는 직원.

"마스크 벗고 고개 뒤로 젖히세요. 움직이면 다시 할 수도 있어요."

시키는 대로 고개를 한껏 젖힌 뒤 숨을 참자 훅 하고 가느다란 면봉이 콧속 깊이 들어와 눈물이 찔끔 난다.


그렇게 검사는 20분 안에 끝났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보건소를 나왔다.


대기줄이 길긴 해도 보건소 직원들이 대체로 친절하고 한 번에 덜 아프게 찌른단다.


전자문진표 작성이 힘든 분들은 따로 불러 직원이 대신 입력해주고, 임산부는 양해를 구하면 먼저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해준다.


언제쯤 이런 풍경이 추억 속에 남게 될까.


2주 뒤엔 명절이라 그때쯤엔 사람이 더 몰리겠지.

그래도 오늘처럼 조금만 서두른다면 기다림의 시간도 줄어들 거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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