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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디톡스: 스마트폰, 잠시만 안녕

by 은수달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을 한 아이일수록 훨씬 더 심각하게 스마트폰에 빠집니다. 가능한 한 늦게 줘야 합니다.

-공부머리 독서법


언제부터 우린 스마트폰이라는 기기에 의존하다 못해 중독까지 되었을까.

어린애부터 어르신까지 휴대전화 없는 세상을 이젠 상상하기 힘들다. 외출했을 때 그것의 부재를 발견한 순간 밀려오는 두려움은 지갑을 잃어버렸을 때랑 맞먹는 것 같다. 어쩌면 더 큰 불안 혹은 재난일지도.


평소에 휴대전화 사용량이 적은 편이지만, 언젠가부터 잠이 안 오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습관이 생겼다. 그럴수록 숙면은 점점 더 달아났고, 일상의 리듬이 깨지기 시작했다.

'그래. 일단 강제로라도 못 쓰게 해 보자.'


'취침모드'나 '방해금지모드'를 설정해놓고 세부적인 사항을 추가 또는 변경하면서 이전과 사용량을 비교해 보았다.



목표를 하루 3시간으로 설정해 놓으니, 하루 평균 사용시간을 일주일 단위로 보고해 준다. 이번 주는 지난주보다 32분 적게 사용했단다.


지인은 유튜브 보느라 여가 시간을 지나치게 빼앗기는 것 같아서 잠들기 전에 휴대전화를 가방에 넣어두고 자물쇠로 잠근단다. 다음 날 알람이 울리기 전까진 절대 꺼낼 수 없도록 만든 것이다.

'얼마나 절제가 힘들면 저렇게까지 하는 걸까?'

놀라움의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지만, 요즘 현대인들의 중독 혹은 의존 상태가 얼마나 심각한 지 반증하는 사례 중 하나였다.


그나마 성인은 어떻게든 디지털 디톡스를 실천할 수 있지만, 문제는 아이들인 것 같다. 잠시라도 빈 시간(=공백기)을 견딜 수 없어하는 애들을 여럿 보았다. 나의 조카들도 예외는 아니다. 평소 학업 스트레스가 많은 큰 조카는 제재가 없으면 종일 패드를 붙들고 있다.

"가인이 숙제도 해야 하는데..."

하지만 오랜만에 맞이한 자유 시간을 강제로 빼앗고 싶진 않았다. 대신 조카와 마주 보고 앉아서 책을 꺼내 읽었다. 처음엔 별 관심 없던 조카는 슬쩍 눈치를 보더니 패드를 내려놓고, '아몬드'라는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이어 수학 문제집도 펼쳤다.


메신저부터 각종 커뮤니티, 메일 확인, 스토어 주문확인 등 잘 활용하면 더없이 든든한 스마트폰. 하지만 과유불급이라고 아무리 좋은 기기라도 일상을 위협하기 시작하면 잠시 작별인사를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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