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내게 남겨준 것들

애프터 코로나

by 은수달


금요일 자정 무렵, 잠이 오지 않아 휴대전화 앨범을 뒤적거린다.


동영상 중에 재작년에 찍은 것들이 제법 있었고, 그중 혼자 글 쓰거나 커피 마시던 영상이 유난히 많았다.


매장 내 취식이 금지되고 미접종자의 출입이 제한되던 시절, 이방인임을 절실히 느끼면서도 한편으론 내게 진짜 소중한 것들을 되찾을 수 있었다.


나의 부주의로 인해 죄 없는 타인이 감염될까 조바심 내면서도 온전히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명분이 생겼다.


일을 핑계로 잠시 멀리했던 책도 실컷 읽고, 틈틈이 자연과 교감했으며, 영상을 통해 독서모임이나 미팅도 했다.


[상상마당에서 글쓰기&독서 삼매경]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의 존엄성을 일깨웠다는 점이다. 목숨 걸고 백신 맞길 권하는 이들에게 꿋꿋이 나의 신념을 보여줬으며, 남들보다 두 배 세 배 조심하며 결코 위험하지 않은 존재임을 입증했다.


백신 패스 때문에 보건소를 수 차례 오가며 현장에서 발로 뛰는 의료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고, 바이러스의 위험성과 위생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


P.S. 코로나로 인해 목숨을 잃거나 평온한 일상을 반납했던 모든 이들에게 경의와 위로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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