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주얼리 5화 지방의 본성

by 은수달

탄수화물이 다이어트의 적으로 부상하기 전까지 지방은 비만의 유일무이한 적이었다.


-김건혁, 『닥킴의 다이어트 100문 100답』



비장한 표정으로 도현은 오늘도 중력과 싸우고 있다.

현상을 유지하려는 몸과 근육 돼지를 향한 열망 사이에서 고민한다.

하나만 더, 제발 하나만 더…….


덤벨을 들고 끙끙대던 도현은 결국 중력에 굴복하고 말았다. 이번엔 스쿼트에 도전!

상체만큼 하체도 중요하지. 어쩌면 하체가 훨씬 중요할지도 몰라. 힘의 근원은 허벅지라고 했으니까.


도현이 근육적인 삶을 꿈꾸기 시작한 건 TV에서 우연히 남자 연예인을 보고 난 뒤이다. 전문 트레이너도 아닌데 그는 몸 관리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었다.

‘저렇게 안 해도 충분히 먹고살 수 있을 텐데, 왜 저렇게까지 애쓰는 거지?’

의문은 곧 부러움으로 이어졌고, 그는 어느새 거울 앞에서 자신의 몸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까무잡잡한 피부에 생기 없어 보이는 눈동자, 근육의 흔적이라곤 찾아보기 힘든 팔다리, 그리고 덤으로 붙어 있는 뱃살. 어제도 회식하느라 늦게까지 술을 마셨던 탓인지 배가 더 나온 것 같다.

‘이렇게 살 순 없어. 나도 근육 돼지가 될 테야!’

결심은 곧 행동으로 이어졌다. 회사 근처 헬스장을 검색해보다가 어느 사진 앞에서 입이 딱 벌어졌다.

‘와, 같은 남자인데 어쩜 이렇게 다를 수 있지? 저들은 태생부터 다른 건가?’

그러나 ‘당신의 삶도 달라질 수 있다’라는 구절을 보면서 그는 가느다란 희망의 빛을 발견했다.




의욕으로 충만한 하루다. 퇴근하자마자 한잔하자는 과장님의 제안을 뿌리치고 도현은 곧바로 헬스장으로 향했다. 그곳엔 근육적인 삶을 꿈꾸는 수컷들이 저마다 열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트레이너의 지시를 따르며 몸풀기부터 시작했다. 본격적인 동작에 들어가자 배에 저절로 힘이 들어가고 호흡이 가빠졌다.

‘하느님, 부처님, 제발……. 연애 한 번 제대로 해보고 싶은 불쌍한 중생을 구해주소서!’

그는 러닝머신 위를 쉼 없이 달리며 머릿속으로는 이상형의 여자와 치킨을 맛있게 먹는 장면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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