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두세 번 평일에 본업을 쉰다. 그러나 다른 일들도 병행하고 있어서 온전히 쉬는 날은 손에 꼽힌다. 그래서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마음먹고 쉬는 날로 정했다. 일명 프리 데이!!
휴일에도 집에 붙어 있는 날은 드물다. 오전에는 늦잠을 자거나 미뤄둔 집안일을 한다. 점심 먹고 오후에 나와 볼일 보거나 카페로 향한다. 태블릿과 책 등을 챙겨서.
오늘은 병원에 정기검진 받으러 갔다. 약을 처방받으며 담주에 다시 오라는 의사의 말을 새겨듣는다.
내일 집들이 때 가져갈 디저트도 살 겸 시내의 어느 카페로 발걸음을 옮긴다. 평일 오후라 비교적 한산해서 좋다. 카푸치노를 주문한 뒤 지하로 향하자 드문드문 자리가 채워져 있다.
'태블릿 충전해야 하니까 일단 콘센트 있는 자리로 가자."
테이블도 넓고 주위의 소음도 적당해서 글 쓰거나 독서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어느 남성분과 시선이 마주친다. 오해할까 봐 곧바로 내 할 일을 한다. 요즘 열독 중인 책은 <가스 라이팅>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이 단어엔 많은 의미가 숨겨져 있고, 그동안 거쳐온 관계부터 지금 맺고 있는 관계까지 점검해본다.
카푸치노를 주문했더니 오리 모양의 아트를 그려준다. 예전에 바리스타로 일할 때 겹 하트나 사과 모양을 그린 기억이 떠올라 피식 웃고 만다.
월급 들어온 지 나흘 째인데 보험료랑 카드 대금 내고 나니 절반쯤 사라졌다. 그래도 오늘은 운동 마치고 애삼이랑 쇠고기 먹기로 했다. 데이트 통장 만들길 잘했다는 생각이 새삼 든다.
매장에 울리는 음악을 들으며 멍하니 생각에 잠기다 소설의 줄거리가 불현듯 떠오른다. 건너편에 앉아 수다를 떠는 두 남자가 줄거리의 모티브가 된다. 맛있는 커피 마시며 힐링하고, 글쓰기 영감도 얻을 수 있으니 이보다 가성비 좋은 공간이 어디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