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품격

by 은수달


잘 말하기 위해서는 우선 잘 들어야만 한다.

말이 많으면 화를 면치 못한다. 반대로 상대에게 상처가 될 말을 줄이면 근심도 줄어든다.

-이기주, 말의 품격


"아까 전화했는데 이제 하니?"


조카들과 함께 병원에서 집으로 향하는 길에 부재중 전화가 있어서 곧바로 엄마한테 전화하니 짜증스러운 목소리가 날아든다. 한두 번 겪는 일은 아니지만, 한 시간 넘게 조카들 보좌하느라 지쳐있던 차였다.


나도 직설적으로 말하는 편이라 때로 상대가 당황하거나 상처받을 때가 있다. 하지만 상대 봐가며 말하는 데다 혹시라도 내가 내뱉는 말이 상대를 불편하게 하진 않을지 조심하기로 결심한 뒤로는 실수를 적게 하는 편이다.


직업병 때문인지, 아니면 언어적 감수성이 남달라서 그런지 남들이 무심코 넘기는 말들도 때론 선인장 가시처럼 가슴 깊숙이 박힐 때가 있다.


예전에 <말의 품격>이라는 책을 읽으며 무척 공감했다. 지위나 학벌을 떠나 말을 무식하고 (?) 거칠게 하는 사람과는 일단 거리를 둔다. 쓸데없이 꼬투리 잡아 시비를 거는 사람도 질색이다. 의도를 숨긴 채 빙빙 돌려 얘기하거나 의도를 가지고 유도 신문해서 상대를 열받게 하는 사람도 마찬가지. 작년엔 나의 생각을 단정 지어서 판단한 뒤 다른 사람들 앞에서 날 의도적으로 공격한 친구와 손절할 뻔했다.

아무리 줄임말, 신조어 등이 유행하는 시대라고는 하지만, 내가 내뱉는 말속에 무엇을 담을지는 본인의 몫이다. 무심코 던진 말 때문에 곤혹을 치르는 장면을 종종 보면서 반면교사 열심히 삼고 있다.



말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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