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가 되면 온라인 스토어 업무는 두, 세 배로 많아진다.
방학 및 새 학기를 맞이하여 교재를 구입하려는 학생들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거기다 출판사마다 개정판이 나오는 시기가 달라서 거기에 맞춰 상품을 업데이트해줘야 한다.
작년 봄에 나온 공무원 수험서가 며칠 전에 품절되었다는 소식을 거래처로부터 전해 들은 건 월요일 오전이다.
주말 사이 같은 책을 주문한 고객도 4명.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
"우선 고객분들한테 구판이 절판되어서 취소하거나 개정판으로 재주문해달라고
양해 구해야 할 것 같아요."
안 그래도 바쁜 월요일 오전은 새로 추가된 업무로 인해 더욱 분주해졌다.
고객들한테 차례대로 전화를 돌리니 한 분이 부재중. 문자를 남기면서 개정판 링크도 공유했다.
퇴근 후, 귀가해서 쉬고 있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혹시 고객님?'
전화를 받으니 무슨 일이냐고 묻기에 자세한 사정을 차근차근 설명했다.
"그럼 기존 세트 3권이 2권으로 합쳐서 나온다는 말씀이시죠?"
"네."
"알겠습니다. 중요한 정보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녁을 먹고 설거지를 하던 중, 다시 전화벨이 울렸다.
'이번엔 무슨 일이지?'
같은 번호라 살짝 긴장하며 전화를 받았다.
"목차 살펴보니까 일부 내용은 빠지고 다른 부분 추가된 것 같던데 맞나요?"
"네 맞아요."
"그럼 분철은 어떻게 해주시나요?"
"분량이 많은 1권은 두 개로 나누고, 2권은 분량이 적어서 한 권 그대로 분철해드리고 있어요."
"아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분철해서 보는 게 낫나요?"
"편하게 보시려면 분철하는 게 나을 거예요."
그렇게 고객과의 대화가 십 분 정도 이어졌고, 통화가 끝나자마자 고객은 개정판으로, 그것도 분철 옵션으로 재주문했다.
대화를 이어가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저렇게 자기가 궁금한 걸 차분하게 물어보는 걸 보니 나중에 공무원 되어도 똑 부러지게 일 잘할 것 같아.'
최근에 복잡한 일들 때문에 심란했는데, 소중한 고객과의 훈훈한 대화 덕분에 잠시나마 편안해졌다. 그리고 나중에 그 고객분의 합격 소식도 듣게 된다면 두 배로 뿌듯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