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잡이가 오른손잡이 세상에서 살아간다는 것

by 은수달


"너 왼손잡이였어?"


십 년 가까이 알고 지낸 친구가 나의 특성을 알아본 건 몇 달 전이다. 본인이 왼손잡이 혹은 양손잡이가 아니라면 쉽게 알 수 없는 법이다.


나의 왼손잡이 유전자는 외할머니한테 물려받았고, 삼 남매 중 여동생이랑 나만 왼손잡이다.



국내 왼손잡이의 인구는 10퍼센트 내외. 그러다 보니 각종 제품뿐만 아니라 일상의 사소한 부분이나 시설 대부분 오른손잡이 전용이다.


현관문이나 지하철 카드인식기, 화장실 문 손잡이 등은 오른쪽에 있다. 심지어 공용 화장실에 놓인 세정제도 오른쪽. 이젠 양손을 쓰는 데 제법 익숙해졌는데도 가끔은 불편하다.


가장 난감할 때는 다른 이들과 식사할 때다. 식사 도중 손이 부딪치는 걸 방지하기 위해 일부러 왼쪽에 앉는데도 왜 하필 거기 앉느냐고 시비 거는 사람이 있다. 국물 요리를 시키면 국은 왼쪽에, 밥은 오른쪽에 두고 먹는다. 국보다 밥이 먼저 나오면 밥그릇을 오른쪽에 두는데도, 대부분 직원은 굳이 그것을 왼쪽으로 옮기고 국을 오른쪽에 놓는다. (본인이 오른손잡이라 습관처럼 하는 행동이거나 입장 차이라 생각하면 그나마 편하다.)


문제는 왼손잡이에 대한 편견이나 근거 없는 비난이다.


"재수 없게 왜 왼손으로 숟가락질이야? 오른손으로 하지 못해?"


"왼손으로 가위질이나 칼질하면 위험하잖아."


내가 어릴 적만 해도 왼손잡이는 돌연변이 취급받았고, 어른들은 대놓고 무시하거나 자기 생각을 강요했다.


'왼손잡이가 왼손으로 밥 먹고 글자 적고 가위질하는 건 당연한 거 아냐? 근데 왜 못하게 하는 거지?'


어릴 적부터 소수자로 살아와서 타인의 편견 어린 시선이 익숙해졌지만, 가끔 나도 다수에 속한다면 살아가기 편할 거란 생각이 든다.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우린 누구나 소수가 될 수 있다. 자신이 다수에 속한다고 해서, 소수자가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그들을 비난하거나 차별할 권리는 없다.


왼손잡이 혹은 양손잡이를 신기하거나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기 전에, 오른손잡이 세상에 적응하기까지 어떤 고난이나 불편함을 감수했는지 한 번쯤 헤아려주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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