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과 코로나를 뛰어넘은 사랑

by 은수달


"얼마 전에 유* 귀국했다더라."

"얼마 만이죠?"

"7개월 만이라던데..."


나의 사촌동생 Y는 대학 졸업 후 회사에 몇 달 다니다 그만두고 재취업을 준비 중이었다. 중간에 영어도 공부할 겸 필리핀에 갔는데, 그곳에서 생에 첫 여친 C를 만나게 되었다. 몇 달 사귀다 자연스레 잠시 이별했지만, 한국에 놀러 온 C를 구경시켜준 뒤 다음 만남을 기약했단다.


머지않아 그들 앞에 코로나라는 장애물이 나타났고, 생이별하게 되었으니 로미오와 줄리엣이 따로 없었다. 외국계 기업에서 근무하는 C와 취준생 Y는 영상통화나 채팅 통해 관계를 이어갔지만, 주위에서 더 난리였다.


"아무리 글로벌 시대라고 해도 일 년 넘게 못 보는 게 말이 돼?"

"코로나가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데, 서로를 위해 헤어지는 게 낫지 않을까?"


하지만 그들은 보란 듯이 꿋꿋하게 자기들만의 사랑을 이어갔고, 코로나가 잠잠해질 무렵 C의 오빠가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C는 오빠의 결혼식이 열리는 두바이로 Y를 초대했다. 비행기 값을 대신 내줄 테니 부담 없이 오라며.


C의 오빠가 신혼집을 구해서 나간 뒤 그곳에서 C와 Y, 그리고 C의 사촌들이 동거를 하게 되었다. 석 달 만에 돌아오기로 했던 사촌동생은 코로나에 걸리는 바람에 비자를 연장했고, 그러다 보니 어느새 7 달이라는 시간이 흘러버린 것이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부모나 남을 탓하지 않고 자기만의 길을 묵묵히 걸어온 사촌동생은 연애도 못할 거라는 주위의 걱정(?)을 단번에 날려버리고, 보란 듯이 C와의 사랑을 이어가고 있다. 때론 물리적 거리나 언어적 한계로 남모를 고충을 겪거나 주위의 편견 때문에 맘고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당당하게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인연을 이어가고, 미래를 같이 꿈꾸는 그들을 응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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