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대로 되지 않는 삶

by 은수달


"이번엔 인원이 적어서 1부는 금방 끝날 것 같은데요?"

"그럼 2차 장소랑 콘텐츠 정해보죠."


하루 앞으로 다가온 정모. 하지만 날이 더워서 그런지 생각보다 참여 인원이 저조하다. '연애'를 주제로 서로를 알아가고 가상으로 소개팅해보는 컨셉이라 흥미를 보이는 이들이 제법 있었다. 그러나 사람 마음은 갈대라고 했던가. 신청해놓고 갑자기 취소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참여 인원을 받을 때 여유를 두는 편이다.



어릴 적엔 외가가 토마토 농사를 해서 실컷 먹었고, 어른이 되고 나선 사무실 텃밭에서 키운 토마토를 열심히 먹고 있다. 그중엔 잘 자란 애들도 있고, 시들어버린 녀석도 더러 보인다.


여자로 태어나 생리 주기가 불규칙하거나 만성 질환이 있다면, 안정된 삶은 포기하는 게 좋다. 대신 상황에 따라 순발력이나 인내심을 키우는 게 유리하다.


만기일 전에 이사하려던 계획이 틀어질지 모른다는 생각에 며칠 잠을 제대로 못 잤고, 모임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고 이런저런 불만이 터져 나왔으며, 회사 분위기도 그리 좋지 않다. 그래도 손꼽아 기다려 온 라이팅 클럽이 순조롭게 운영되고 있으며, 조만간 에세이도 출간된다. 어쩌면 글쓰기야말로 불안정한 삶을 견디게 해 주는, 유일한 밧줄이 아닐까 싶다.


살다 보면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훨씬 많다. 하지만 최소한 바로 잡으려는 의지와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눈이 있어야 그나마 주위에 덜 휘둘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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