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어쩌지? 실수로 상여금 하나를 잘못 보냈네.'
직원들한테 줄 상여금 명단을 받은 뒤 일부 내용만 수정해서 한꺼번에 보냈다. 송금한 뒤 거래내역을 확인하다 보니,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아까 분명히 이 직원 이름은 명단에서 빠져 있었는데?'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금액이 적긴 하지만, 사장님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 노발대발할 게 눈에 그려졌기 때문이다.
"어쩌죠? 이미 보낸 걸 달라고 하기도 그렇고..."
"퇴직금 남은 거 있으니 거기서 나중에 빼기로 하죠."
곧바로 사장님한테 전화를 걸어 좌초 지종을 설명하자, 불호령이 날아든다.
"그러게 제대로 확인했어야지! 안 그래도 그 직원이랑 사이 껄끄러운데... 하필 이럴 때 실수를 하고... 일이 그리 많지도 않은데 그런 것 하나 똑바로 못하니?"
"죄송합니다. 액셀 파일로 한꺼번에 보내다 보니 계좌를 잘못 입력했나 봐요."
살다 보면 누구나 실수를 한다. 하지만 회계 담당이다 보니 사소한 실수는 종종 큰 사건으로 이어진다. 예금주랑 금액을 몇 번씩 확인하는 습관이 있는데, 명절을 앞두고 여러 가지 일들을 처리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실수를 한 것이다.
지인 역시 직원들 퇴직금을 잘못 보내 곤란한 상황을 겪은 적 있다고 한다. 장부에 적힌 숫자가 잘못되었는데, 그걸 재차 확인하지 않은 담당자의 책임으로 떠넘겨져 잘못 보낸 금액만큼 월급에서 제한다고 해서 한바탕 소동을 벌였다고 한다.
물론 회사일 챙기랴 직원들 신경 써주랴 사장님이 평소에 얼마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지 잘 안다. 그래도 상관없는 일까지 끌어들여 실수를 확대 해석할 때면 속상하고 억울한 기분이 든다.
평소엔 꼼꼼한 편인데, 스트레스가 쌓이면 위와 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만다. 그래도 상대의 실수에 조금은 너그러운 상사나 사회가 되면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