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가 복잡하고 표지판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아난티 코브에 비해 아난티 남해는 동선이 그리 길지 않고 부대시설 이용이 편리한 것 같다.
로비와 연결되어 있는 레스토랑 다모임. 구색은 잘 갖추었지만 대체로 음식의 간이 센 편이었다.
"여기 음식이 다 짜요."
"주방장이 실연당해서 슬퍼서 그런가 봐."
평소에 싱겁게 먹는 우리 가족 입맛엔 안 맞았지만, 대신 디저트는 종류도 많고 만족스러웠다.
다음 날 아침, 다른 가족들은 큰댁에 제사 지내러 가고 조카랑 단둘이 남았다. 거실에 누워 좀 더 눈을 붙이려는데, 조카가 다가와 심심하다며 같이 놀자고 했다. 할 수 없이 폭탄 게임 두 번 정도 하다가 식사 시간에 맞추어 짐을 대강 정리했다.
여행을 자주 다니다 보면 캐리어를 정리하는 법부터 시간까지 감으로 익히게 된다. 단거리 여행엔 가볍고 부피가 넉넉한 캐리어를, 장거리 여행(특히 유럽여행) 때는 바퀴가 튼튼하고 도난될 우려가 덜한 캐리어를 추천한다. 캐리어에 연락처가 적힌 태그를 달거나 주머니에 여권을 넣어두면 가방을 분실해도 찾을 가능성이 높다.
"안아 뭐 먹고 싶어?"
"소시지요!"
망설임 없이 본인의 취향을 얘기하는 조카님. 역시 나의 조카답다.
조카랑 골고루 나눠먹을 수 있는 기본 브런치 세트랑 프렌치토스트를 주문하고 기다렸다. 이렇게 둘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전에 집들이 왔을 때도 귀가하기 싫다며 떼를 썼는데, 이번엔 그토록 손꼽아 기다리던 고모와의 일박 여행이니 좀 더 기억에 남을 것이다.
12시쯤 숙소를 빠져나와 도로 위를 달리며 예상보다 덜 막히길 속으로 빌어보았다.
그러나 휴게실 한 번 들렀다 부산 시내에 접어드니 4시가 넘었다. 조카는 멀미가 나는지 머리가 아프다고 해서 약을 먹인 뒤 억지로 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