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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달 Dec 15. 2022

자기계발이 취미인 여자 vs 말로만 자기계발하는 남자


엔티제 여자와 인프피 남자가 만나면?


자기 계발이 취미이자 인생의 목표인 엔티제에게 자기 계발을 죽도록 싫어하는 사람은 도무지 이해하기 힘들다.


"자기 계발 언제까지 해야 돼?"

"평생. 죽을 때까지~~"


창업을 꿈꾸는 K에게 독서와 글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더니, 끝이 보이지 않는 자기 계발 때문에 힘들다고 호소한다. 하지만 김정운 교수가 말한 것처럼, 우린 평생 공부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아니, 적어도 자기 허무에 빠지거나 쓸데없이 방황하는 일만은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한 때는 지적인 남자가 이상형이었다. 같이 책 읽고 토론하며 서로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 존재야말로 내가 꿈꿔온 완벽한 연애다. 하지만 현실은... 놀기 좋아하거나 게으르거나, 아니면 지나치게 보수적이거나.


"말로만 하지 말고 지금 당장 시작해 봐요. 동영상 강의를 들어도 좋고, 책을 한 줄이라도 읽으면 더 좋고요."

"요즘 일도 많고 이것저것 신경 쓸 것도 많고... 무엇보다 뚜렷한 비전이 보이지 않으니 막막해요."

"원래 인생은 막막하고 불확실한 거예요. 그래도 뭐라도 하고 있으면 덜 불안하죠."

"스펙업이 필요하긴 한데... 시간 투자한다고 당장 실력이 오르는 것도 아닐 테고, 연봉 높은 데로 이직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구구절절 핑계가 이어지는 걸 보니, 인프피답다.(인프피는 대체로 미루는 성향이 강하다)


"그럼 하지 말고 마음 편하게 살아요."

"그러다 현실에 안주하게 될까 봐 겁나요."

"이미 안주하고 있거든요. 발전이 없으면 그게 바로 도태된다는 증거예요."

그에겐 냉정하고 아프게 다가갈 수 있지만, 지금까지 살아온 바로는 사실이다.


투잡, 쓰리잡을 하면서도 늘 미래가 불안해 대비해야 안심이 되는 나와 달리 다른 사람들은 먹고살기 바빠서,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의욕이 생기지 않아서 등등 자기 계발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고 그들을 비난할 마음도, 권리도 없다. 다만, 말로만 자기 계발하는 모습을 더, 이, 상 보고 싶지 않을 뿐이다.


"다이어트해야 하는데... 오늘 밤에 이거 먹으면 살찌겠죠?"

속으로 '그렇게 잘 알면서 왜 묻는 거지? 말려달라는 건가? 아니면 죄책감을 덜고 싶어서 그런 건가?'라고 반문하게 된다.


최근에 운동을 게을리해서 살이 많이 쪘다며 울상 짓는 애삼에게 '9시 이후 냉장고 출입금지'라는 경고를 날렸다. 예전에 사촌동생의 다이어트를 도와준 적 있는데, 저녁 9시 이후 물 이외 음식을 못 먹게 했더니 체중 감량에 효과를 보았다. 반강제로라도 못 먹게 하면 예전 몸매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거기다 할 일을 계속 미루는 그에게 해야 할 리스트를 만들어줘서 가능하면 미루지 말고 제 날짜에 할 것을 재촉하고 있다. 덕분에 불가피한 사정이 생기지 않는 한, 해야 할 일은 그런대로 잘 해내고 있다.


자기 계발에만 지나치게 몰두해 결국 연인과 헤어지는 경우도 보았다. 하지만 별다른 노력 없이 운이 따라주기만을 바라거나 불평만 쏟아낸다면 과연 누가 달가워할까?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자기 계발을 습관처럼 하고 있는지, 아니면 차일피일 미루기만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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