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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도 밀당이 필요한 이유

by 은수달
관계에서만 밀당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글에도 밀당이 필요하다.

-<글쓰기 바이블>


글쓰기는 연애와 비슷한 점이 많다. 일단 내가 쓰려는 글의 목적이 분명해야 하고, 독자나 캐릭터를 설정한 뒤 세심하게 관찰하거나 분석해야 좋은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강원국, 백승권 역시 '글쓰기 바이블'이란 저서를 통해 글쓰기의 의의 및 목적에 대해 경험담을 바탕으로 알기 쉽게 풀어내고 있다.


"그럼 작가님은 독자의 흥미를 끌기 위해 도입부를 어떻게 그리시나요?"

"글의 특성마다 다르긴 한데, 에세이는 도입부에 대사나 인용구를 주로 써요. 그럼 주제를 암시하거나 뒤에 이어질 내용을 궁금하게 만들 수 있거든요."


얼마 전, 글쓰기 수업 때 학생한테 받은 질문에 위와 같이 답한 적 있다.


물론 단지 흥미를 끌기 위해 기교만 내세운 글은 매력이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시간이 지나도 생각나거나 곱씹게 되는 글은 기본에 충실하되, 작가의 가치관이나 개성이 뚜렷하게 묻어나는 글이다.


에세이든 소설이든 문장이나 묘사가 지나치게 길어진다 싶으면 건너뛰거나 책장을 덮게 된다.

'내가 왜 이렇게 재미없는 글에 나의 아까운 시간을 투자해야 하지?'


입장 바꿔 생각해도 마찬가지. 독자들이 내 글을 읽고 후회하기보단 재미든 지식이든 뭐라도 얻어가길 원한다. 그래서 문장 하나하나에 공을 들이고, 몇 번씩 읽고 퇴고하는 과정을 견디는 것이다.


"진짜 주위에 있을 것 같은 얘기라서 몰입하며 읽었어요."

"첨엔 주인공이 반려견일 거라곤 상상도 못 했어요."


'혼족'을 주제로 엮은 단편소설집 <혼족일상 훔쳐보기>는 생각보다 재밌게 읽었다는 분들이 많아서 뿌듯했다. 실제 경험과 주위에서 들은 얘기를 잘 버무려 각색한 결과이기도 하다. 비록 소설이지만 지나치게 추상적이거나 비현실적인 요소는 배제하자는 것이 나름의 원칙이기도 하다.


어쨌든, 글도 인간관계처럼 밀당이 필요하다. 독자가 내 글의 가치를 몰라준다고 불평하기 전에, 내가 쓴 글들이 얼마나 매력적이고 가치 있는지 독자의 관점에서 재고해 보길.



혼족일상 훔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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