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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달 Feb 16. 2022

7화 당신을 주인님으로 모시겠습니다


개와 남자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 글을 읽는 남성 독자들을 비하하거나 분노를 유발할 마음은 전혀 없으니 오해는 말아주시길.




예전에 어느 책에서 남자와 개의 공통점을 언급한 내용을 읽고 크게 공감한 적이 있다.


첫째, 자기를 좋아하고 믿어주는 존재에게 충성심을 보여준다.

둘째, 간식을 먹고 나면 일단 소파나 침대에 눕는다.

셋째, 적당한 운동이나 산책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넷째, 건드리면 사납게 짖거나 공격한다.

다섯째, 쓰담쓰담을 좋아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느낀다.




며칠 전, 오랜만에 지인들과 모여 수다를 떨었다. 그중 닉네임 '댕댕이'는 결혼을 몇 달 앞둔 예비신랑이며, 주인님(예비신부)에 대한 사랑이 한결같고 유난하다.


"두 사람이 마치 한 몸인 것 같아요. 이길 수 없겠는데요."


각자 돌아가면서 서로의 장점에 대해 얘기하기로 했고, 내 옆에 앉은 귀요미는 자신의 이상형을 만난 것 같다며 나를 언급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사랑꾼으로 남고 싶다며 자발적 복종(?)을 맹세했다.


얼마 전에 결혼한 B는 배우자한테 모임에 나오는 것을 허락받았다며 조만간 다 같이 보자고 했다. 자신감 넘치고 유머감각이 남달랐던 그는 소개팅으로 만난 여자와 몇 달 사귀다니 마침내 결혼 소식을 들려주었다. 그리고 가정적인 남자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얘기했던 적이 있다.



흔히 아내 말 잘 듣는 남자를 '팔불출' 혹은 '공처가'라고 한다. 하지만 왜 '애부가' 혹은 '공부가'라는 단어는 없는 건지 갑자기 궁금해진다.


아들 사랑이 유별났던 나의 어머니는 남동생이 올케를 유난히 아끼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장가보냈더니 와이프밖에 모른다며 불평했다.


"남편이 아내 챙기고 아끼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요?"


남자가 여자보다 생물학적 본능에 충실한 편이라고 하지만, 한눈팔거나 자기 여자를 함부로 대하는 것까지 정당화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남자는 자원을 제공하고 집단 내에서 서열을 중시하지만, 여자는 관계지향적이라는 주장은 보편적이긴 하지만 반드시 진실은 아니다. 관계보단 일이나 목표를 중요시하는 나 같은 여자도 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수록 진정한 남자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나 신념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도 난 나의 댕댕이와 많은 얘기를 나누며 함께 만들어 갈 미래를 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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