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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달 Feb 06. 2023

47화 양날의 검, 모임


"제 친구 커플이 모임 때문에 합석한 자리에서 싸웠어요."

"무슨 일이길래 같이 모인 자리에서 다퉜대요?"


6개월 차 부부랑 가끔 만나서 밥 먹고 커피 마시며 친분을 이어가고 있다. 그날도 모임 마치고 오랜만에 모였는데, 얼마 전에 곤란한 일을 겪었단다.


사연인즉슨, 모임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남자친구의 사진첩을 보게 된 여자는 유독 한 여자의 사진이 수십 장 저장되어 있어서 이유를 캐물었단다.

"새로 온 회원인데 찍어달라고 해서 찍어준 것뿐이야."

"아무리 친해도 다른 여자 사진을 이렇게 많이 찍었다고?"


연인들이 자주 다투는 이유는 가치관 차이를 비롯해 제삼자, 특히 모임 구성원 때문이다. 나 역시 커뮤니티에서 오래 활동하다 보니 다양한 애정 문제를 경험했고, 의도치 않게 스캔들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상대가 오해할 만한 행동은 지양하면서 나의 위치나 명예를 지키려 노력 중이다.


"운영진이나 모임장이라는 명분으로 여러 이성 유혹하거나 불필요한 행동하는 경우 종종 봤어요. 특히 여자들끼리는 정보 공유가 빠르기 때문에 섣불리 행동했다 들키는 경우가 많죠."


언젠가부터 각종 커뮤니티가 연애의 장이 되어버렸고, 정글의 법칙이 예외 없이 적용되고 있다.

"젊은 남녀가 모이다 보면 자연스레 호감도 생기고 연애도 할 수 있죠. 문제는 그 과정에서 타인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거나 모임의 이미지를 훼손한다는 거예요."


소소한 갈등부터 법적 문제까지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일들을 눈앞에서 겪다 보면 가끔 커뮤니티에 대한 회의가 든다. 하지만 운 좋게 마음 맞는 사람들을 만나기 때문에 계속 몸담고 있는지도 모른다.


개인의 취향이나 사생활 존중을 요구하는 것까진 좋으나 그걸 핑계 삼아 상대를 이용하거나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한다면 취미 생활을 위한 모임은 양날의 검이 되어 자신을 해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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