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려도 괜찮아."
요즘 초딩들을 보면 안쓰럽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한창 뛰어놀 나이에 학원 공부랑 학습지까지 병행하느라 제대로 놀거나 쉴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둘째 조카가 여섯 살 무렵, 가족들과 어느 카페에 간 적이 있다. 테라스에 흔들의자가 있어서 앉아보라고 했더니, '이게 진짜 쉬는 거지.'라며 혼잣말을 했던 기억이 난다.
아무리 자유롭게 아이를 키우고 싶다고 해도 학업에서 뒤처질까 봐 부모들은 노심초사하고, 아이들을 다그치게 된다. 방학 때 여행 다녀왔더니 또래 친구들이 선행학습을 마친 상태라 부모가 당황했다는 얘기도 들은 적 있다.
<금쪽같은 내 새끼 시즌4: 6화>에서 틱 증상, 정확히 말해 투렛 증후군을 겪고 있는 금쪽이가 출연했다. 시험이나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인지 다양한 틱 증상을 보여 일상에도 지장을 받고 있었다. 이러한 증상은 초등학교 입학 무렵 발생해서 13살인 지금까지 지속되며, 더욱 심해지고 있단다.
" 긴장성(tonic) 틱과 간대성(clonic) 틱이 공존하고, 일정 행동을 반복하네요. 스스로 정한 기준치가 높아서 그런 것 같아요."
안 그래도 공부에 대한 부담감이 큰 아이한테 공부하라는 잔소리가 이어지면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되기 쉽다. 나도 초등학교 때에는 비교적 높은 성적을 유지했으나 엄마와 선생님들의 기대가 부담스러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중학교 때는 사춘기를 겪고 교우관계에 문제가 생기면서 성적도 뚝 떨어졌고, 엄마의 간섭과 감시는 더욱 심해졌다.
다행히 성적은 회복되었지만, 난 말수 적고 까칠한 아이로 변하고 말았다. 입시전쟁을 치르느라 잠도 억지로 참아야 했고, 학교라는 감옥에서 수험생으로 길들여졌다.
금쪽이는 틱 증상에 이어 음식 집착으로 이어졌다.
"도대체 얼마나 더 해야 하는 거야!"
가족들 앞에서 짜증과 분노가 폭발하는 금쪽이. 아마 자기가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이 음식이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고 학교 생활에 적응하려면 기본적인 학습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하지만 과연 누구를 위한 공부이자 미래일까. 아이들한텐 건강하고 밝게 자라는 것이 학업만큼 중요한 과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