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아이가 변화되는 모습을 극적으로 보여줘서 더욱 흥미로웠다.
"오늘 저녁에 안이 생일도 같이 할까?"
"그러죠."
"식사는 어디서 할지 정해서 예약하고 케이크는 네가 좀 사 올래?"
지난 주말, 조카 생일을 앞두고 본가에 다 같이 모였고, 여느 때처럼 근처에서 밥 먹고 집에 돌아와 파티를 했다.
"고모 오랜만이에요. 어제 뭐 했어요?"
음식점에서 내 옆에 앉더니 말문이 트인 조카님. 엄마는 말없이 식사를 하더니 우리한테 이것저것 챙겨준다.
"내일 아침 일찍 일정 있어서 그런데 너희 집에서 자고 갈까?"
전에는 자고 갈 거라며 통보했지만, 오늘은 어쩐 일인지 조심스레 묻는다. 일상에 지장을 주지만 않는다면 가족이든 친구든 자고 가는 건 상관없다.
"친구들이랑 저녁 먹고 늦을 것 같은데 먼저 잘래?"
퇴근하고 저녁 먹고 있는데 간장종지한테 톡이 왔다. 현관비번을 알려준 뒤 식사를 마치고 주방을 정리했다.
두통과 함께 불면증을 호소하던 엄마는 며칠 전에 친구들과 종일 시간을 보낸 뒤로 불면증이 사라졌단다. 그리고 오늘도 여지없이 친구들과의 모임에 불려 나갔다. 자식이나 회사일에 집착하는 대신 긍정적 에너지를 주는 일에 집중함으로써 우울증이나 감정 기복이 일시적으로 완화된 것 같다.
회사에서도 사무실을 지키다 딱히 할 일이 없으면 자리를 피하거나 일찍 퇴근한다. 스트레스받는 상황을 최대한 피하고, 아무리 화나도 감정을 적당히 억제하며 얘기해야 최악의 상황은 모면할 수 있다는 충고가 먹혔나 보다.
언제 또 엄마의 증상이 심해질지 몰라서 늘 시한폭탄을 곁에 둔 심정으로 지내지만, 스스로 노력하는 간장종지의 모습에 양푼이는 말없이 응원하고 격려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