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질문을 먹고 자란다

by 은수달


"이모, 블랙홀은 왜 생기는 거야? 블랙홀에 빠지면 진짜 못 나오는 거야?"


"이모, 수도(capital)가 뭐야?"

"음... 각 나라의 본부 같은 곳이야."

"본부가 뭐야?"

"어떤 단체의 보스 역할을 하는 거야."


최근에 TV에서 블랙홀을 봤는데 그려달란다. 마침 종이랑 색연필이 있어서 최대한 비슷하게 그려주니 너무 예쁘다며 감탄사를 연발한다.



예전엔 창밖을 쳐다보며 비가 올 것 같다고 했더니, "이모 비는 왜 오는 거야?"라고 물어서 순간 당황했다.


"음... 구름 속에 숨어 있던 빗방울들이 무거워져서 바닥으로 떨어지는 거야."



봄방학을 맞이해 고향을 방문한 조카들. 그중에서도 막내조카는 나를 유난히 따르고 궁금한 것투성이다.


"이모는 왜 혼자 살아?"

"이모는 몇 살이야?"

"이모는 노래를 어떻게 그렇게 많이 알아?"


"이 단어에는 알(r)이 들어가 있는데 왜 발음을 안 해?"

"발음을 안 하는 게 아니라, 약하게 하는 거야. 세게 말하면 촌스러우니까."


또래보다 말문이 늦게 터져서 걱정했는데, 다섯 살부턴 수다쟁이가 따로 없다. 거기다 호기심이 더해지니 입이 쉴 틈이 없지만 질문을 통해 새로운 정보도 얻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조카를 보면서 나도 자극을 많이 받는다.



어릴 적에 질문 많이 한다며 어른들한테 구박받아서 그런지 조카들이 질문을 던지면 최대한 성의껏 답변해주고 있다.


아이들은 질문을 먹고 자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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