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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인 마인드가 인생에 미치는 영향

by 은수달


아버지를 닮아서 낙천적이고 대범한 성격 덕분에 웬만한 일에는 쉽게 동요하거나 불안해하지 않는다. 대신 기억력이 나빠서 잘 잊어버리고 가끔 어이없는 실수도 한다.


항상 일을 재촉하는 나의 사장님. 지인 결혼식에 보낼 화한을 인터넷으로 주문해 달란다. 로그인하려는데 아이디가 조회되지 않아 업체에 문의하는데, 왜 빨리 주문 안 하느냐고 성화다.

"잠시만요. 아이디만 물어보고 바로 주문할게요."

사장님이 원하는 걸 장바구니에 담은 후 도착시간이랑 메시지를 물어보려는데 때마침 손님이 와서 자리를 비웠다.


"아직도 주문 안 했니?"

"정확한 시간이랑 문구 몰라서 물어보고 주문하려고요."

"그건 적당히 알아서 하면 되잖니. 화한 하나 주문하는데 도대체 시간이... 내일 도착해야 한단 말이야."

그 사실을 모르는 건 아니다. 하지만 주문가능한 시간이 지난 것도 아니고, 더군다나 중요한 사실을 꼼꼼하게 체크해야 실수도 안 하는데 이상하게 재촉한다. 무슨 일이든 빨리 끝내야 직성이 풀리는 사장님 성격 탓이다.


오래전, 교통사고로 두 달 넘게 입원하고 물리치료를 받으면서 손가락의 기능이 온전히 회복되기 힘들 거라는 의사의 말에 잠시 좌절했다. 하지만 어떻게든 원래대로 돌아가고 싶다는 바람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작은 기적을 보여주었다.


"그렇게 걱정하고 불안해한다고 코로나가 우릴 피해 간대요?"

어느 날, 엄마의 잔소리를 견디다 못해 아버지가 농담처럼 한 마디 했다. 물론 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만, 때론 지나친 걱정이 우릴 잠식시키기도 한다.


"이번 생에 연애는 글렀어요."

"제대로 노력해보지도 않고 그걸 어떻게 장담해요?"

지인은 연애를 못하는 이유를 타고난 외모, 경제력 등 외부에서만 찾으며 미리 겁먹고 포기하려 했다.



두 달 전, 유방에 크고 단단한 혹이 생겨서 어머니랑 같이 병원을 찾은 적이 있다. 어머니는 증상이 어떤지, 혹시나 암은 아닌지 환자인 나보다 더 노심초사했다.

"일단 검사받고 담당의사 얘기 들어봐요."

"넌 걱정도 안 되니?"

"물론 결과가 안 좋을까 봐 걱정은 되죠. 근데 결과가 나온 것도 아니고, 운이 나빠서 암이라고 해도 어쩌겠어요."


살면서 암으로 오진받은 적이 두 번. 그때마다 어머니는 세상이 끝날 것처럼 호들갑(?)을 떨면서 여기저기 병원을 알아보고 다녔다. 덕분에 위기는 넘겼지만, 질환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미리 걱정할까 봐 혼자 병원에 다녀온 뒤 결과만 알려주게 되었다.


금리가 오르고 회사 매출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사장님의 걱정거리는 두 배로 늘었다. 대표자로서 매출을 걱정하고 신경 쓰는 건 당연하지만, 지나치게 불안감을 표출하면 직원들의 태도나 업무 분위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쓸데없는 지출을 줄이고 매출을 늘릴 방법을 찾아보는 건 어때요? 임차료도 계속 밀리고 생각보다 미수금도 많던데요."

회계랑 관련된 업무 전반을 맡고 있다 보니 자연스레 자금의 흐름도 눈에 보였다. 사무용품이나 비품의 가격을 비교해 본 뒤 저렴하게 구입하고, 공과금을 줄일 수 있는 방법도 고민 중이다.

예상하지 못한 위기 앞에 발을 동동 구르는 대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져보는 건 어떨까. 결국 승리는 여유 있는 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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