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극 중 두 주인공처럼 서로 너무 다른 성향을 가진 남녀가 만나 연애하면 어떤 결과가 벌어질까?
지금까지 연애 경험은 10번 이내. 이십 대 초반부터 연애라는 걸 시작했으니 2,3 년에 한 번 꼴로 연애한 셈이다. 그중 가장 오래 만난 건 2년. 짧은 건 한 달. 상대의 외모부터 성격, 취향까지 제각각이라 이상형을 꼭 집어서 얘기하긴 애매하다.
서로 비슷한 음악 취향에 끌려 대화를 나누게 되었고, 우연을 가장한 운명 혹은 만날 계기를 만들었으며, 초단기로 친해진 M이 있다. 그는 감성적이고 직관을 중시하는 인프피(infp)였고, 난 상황판단을 중시하고 논리적인 걸 선호하는 엔트제(entj)였다.
처음엔 서로 비슷한 점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점이 더 눈에 들어왔다. 그렇다고 나와 다른 점을 덮어놓고 이해하거나 비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차이가 느껴지는 부분은 바로 경제관념과 쇼핑 스타일. 쇼핑도 일처럼 여겨 몇몇 매장이나 사이트만 둘러보고 꼭 필요한 것들만 구입하는 나와 달리, 그는 꼼꼼하게 따져보고 소소하게 지르는 걸 좋아했다. 외식할 때도 그는 가성비를 중요시하지만, 난 가성비뿐만 아니라 가심비도 고려할 때가 많았다.
고정비 외에 가장 많이 차지하는 외식비, 그중에서도 커피는 포기할 수 없는 사치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는 먹을 돈 아껴 소품이나 전자 기기를 사는 편이었기에 데이트할 때마다 약간의 트러블이 생겼다.
같이 행복할 방법을 이젠 찾았으면 좋겠다. -드라마 '그 해 우리는' 중
극 중 할머니가 연수한테 그랬던 것처럼, 혼자 너무 고민하거나 스트레스 받지 말고 같이 극복할 방법을 찾자고 했다. 우선 그의 지출 항목 중 쓸데없는(?) 지출을 아끼고 비상금을 모아 급할 때 쓰거나 심적 여유를 가질 것을 권했다. 거기다 데이트 통장을 만들어 서로의 협의 하에 쓰기로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씀씀이도 줄고 추가 혜택도 덤으로 받게 되었다.
물론 아직도 가야 할 길은 멀다. 감정이 앞서고 때론 아이처럼 떼쓰는 그를 받아주느라 가끔 지칠 때도 있다. 반면에 그는 지나치게 논리적이고 현실적인 내가 매정하게 느껴질 때도 있을 것이다.(실제로 그런 말을 몇 번 들었다) 하지만 서로 다른 부분을 단점이나 불편함으로 받아들이는 대신 서로의 부족한 면을 보완해주는 방식으로 바꿔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