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은수달 Mar 03. 2022

9화 엔티제 여자랑 인프피 남자가 만났을 때


얼마 전에 재밌게 본 드라마 '그 해 우리는'


중 남녀 캐릭터가 공감되어 보는 내내 고개를 끄덕이거나 웃음을 터트렸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블로그


만일 극 중 두 주인공처럼 서로 너무 다른 성향을 가진 남녀가 만나 연애하면 어떤 결과가 벌어질까?




지금까지 연애 경험은 10번 이내. 이십 대 초반부터 연애라는 걸 시작했으니 2,3 년에 한 번 꼴로 연애한 셈이다. 그중 가장 오래 만난 건 2년. 짧은 건 한 달. 상대의 외모부터 성격, 취향까지 제각각이라 이상형을 꼭 집어서 얘기하긴 애매하다.


서로 비슷한 음악 취향에 끌려 대화를 나누게 되었고, 우연을 가장한 운명 혹은 만날 계기를 만들었으며, 초단기로 친해진 M이 있다. 그는 감성적이고 직관을 중시하는 프피(infp)였고, 난 상황판단을 중시하고 논리적인 걸 선호하는 엔트제(entj)였다.



처음엔 서로 비슷한 점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점이 더 눈에 들어왔다. 그렇다고 나와 다른 점을 덮어놓고 이해하거나 비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차이가 느껴지는 부분은 바로 경제관념과 쇼핑 스타일. 쇼핑도 일처럼 여겨 몇몇 매장이나 사이트만 둘러보고 꼭 필요한 것들만 구입하는 나와 달리, 그는 꼼꼼하게 따져보고 소소하게 지르는 걸 좋아했다. 외식할 때도 그는 가성비를 중요시하지만, 난 가성비뿐만 아니라 가심비도 고려할 때가 많았다.


고정비 외에 가장 많이 차지하는 외식비, 그중에서도 커피는 포기할 수 없는 사치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는 먹을 돈 아껴 소품이나 전자 기기를 사는 편이었기에 데이트할 때마다 약간의 트러블이 생겼다.


같이 행복할 방법을 이젠 찾았으면 좋겠다.
-드라마 '그 해 우리는' 중


극 중 할머니가 연수한테 그랬던 것처럼, 혼자 너무 고민하거나 스트레스 받지 말고 같이 극복할 방법을 찾자고 했다. 우선 그의 지출 항목 중 쓸데없는(?) 지출을 아끼고 비상금을 모아 급할 때 쓰거나 심적 여유를 가질 것을 권했다. 거기다 데이트 통장을 만들어 서로의 협의 하에 쓰기로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씀씀이도 줄고 추가 혜택도 덤으로 받게 되었다.




물론 아직도 가야 할 길은 멀다. 감정이 앞서고 때론 아이처럼 떼쓰는 그를 받아주느라 가끔 지칠 때도 있다. 반면에 그는 지나치게 논리적이고 현실적인 내가 매정하게 느껴질 때도 있을 것이다.(실제로 그런 말을 몇 번 들었다) 하지만 서로 다른 부분을 단점이나 불편함으로 받아들이는 대신 서로의 부족한 면을 보완해주는 방식으로 바꿔보면 어떨까?


뭐든 혼자 고민하고 해결하는 대신 함께 행복해지는 관계로 거듭나지 않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