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인간답게 죽을 권리: 고독사에 관한 명상

by 은수달


오래전, <죽은 자의 집 청소>라는 책을 읽으며 씁쓸하고 애잔했던 기억이 난다.


"누군가 홀로 죽으면 나의 일이 시작된다."라는 책의 구절처럼, 홀로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한 이들의 뒷정리를 도맡아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고독사에 대한 뉴스를 접할 때마다 한숨이 저절로 나오며, 인간답게 죽을 권리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깨닫는다.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고독사는 1인가구로 혼자 자택 등에서 임종을 맞고 시신이 최소 3일 이상 발견되지 않은 사망을 뜻한다.


세금 체납·단전·단수 같은 위기 징후가 포착되지 않은 사각지대 비수급 위기가구의 죽음이 더 있었을 가능성도 크다.


-서울신문, [비수급 빈곤리포트-3회] 2023.07.06



일인 가구의 증가는 단순히 결혼 인구나 출산율의 감소만을 뜻하지 않는다. 그만큼 고독사의 비율도 증가할 수 있다는 걸 암시한다.


제도권 밖에서 힘겹게 삶을 이어가는 것도 서러운데 죽음마저 비참하게 맞이해야 한다면 과연 누구의 책임인가. 기사를 읽으면서 든 생각이다.


“1인가구 고독사는 중년 남성에게서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나는데 이는 생활고 즉 신용불량자나 실업 등 경제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고독사 발생 사례를 보면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한 고위험군에서 주로 발생한다”며 “비수급 위기가구의 극단적 선택을 줄이려면 발굴 시스템으로 찾아낸 위기가구가 제도권으로 편입돼 기본적인 최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실질 대책이 필요하다” 강조했다.


기사에서 전문가들이 언급한 것처럼, 1인가구 고독사는 앞으로 우리 사회나 정부가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문제 중 하나이다. 무허가 건물에서 경제적 고립을 겪으며 사는 건 불법 체류자뿐만이 아니다. 나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비수급 위기가구가 하염없이 죽음만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비수급 가구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이고, 모든 국민이 인간답게 살 혹은 죽을 권리를 지켜줘야 하지 않을까.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706500172


[같이 읽으면 좋은 도서]


http://aladin.kr/p/lNN15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주택 관리비, 이젠 안심하고 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