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너도 나도 이 책을 읽고 실천하기 바빴다.
하지만 세상에 미움받고 싶은 사람은 없다. 어쩔 수 없이 미움받기로 선택할 뿐.
며칠 전부터 사내 분위기가 술렁거려서 원인을 알아봤더니, 연봉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왔단다. 연초에 협상이 끝났지만, 같은 직종의 다른 회사에 비해 적다는 것이 직원들의 입장이었다.
"연차에 비해 적은 건 맞아요. 다들 연봉 더 받으려고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서 요즘엔 사람 구하기도 힘들고요."
안 그래도 매출이 줄어서 걱정인데, 회사 입장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본인들 생각만 한다는 사장님의 얘기에 직원들을 대변해서 사실을 알려주었다.
"당분간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올려주는 게 맞겠지?"
"그게 낫겠죠. 이 기회에 직책도 조정하고요."
제조업의 특성상 사무실과 현장의 업무 성격이 많이 다르고, 같은 부서라도 연차나 실적에 따라 연봉이나 성과급도 다르게 지급된다. 하지만 받는 입장에선 웬만큼 올라도 부족하다고 느껴질 수밖에 없다.
"요즘엔 그래도 간섭하는 사람도 별로 없고, 연차도 전보다 많이 지급해 주고, 일 있으면 조퇴도 자유롭게 시켜주는데... 뭐가 그렇게 불만이 많은지..."
다들 돌아가면서 사장님과 일대일로 면담하면서 불만이나 요구조건을 얘기했고, 저마다 입장도 달랐다. 오래 근무한 차장님과 과장님은 맡은 업무에 비해 급여도 적고 일에 대한 부담감도 크단다. 하지만 일부 현장 직원들은 회사 사정을 대강 알기에 열심히 하려고 노력 중이란다.
반면에 난 사장님과 직원들 사이에서 의견 조율하느라, 적당히 미움받으며 내 몫 챙기느라 바쁘다. 사장님 앞에선 공감해 주고, 직원들 얘기를 경청한 뒤 적당한 선에서 사장님한테 전달해 준다. 어쩌면 직장에서 관리자 대부분이 나와 같은 처지가 아닐까 싶다.
본인의 권리를 지키는 것도 좋지만, 한 번쯤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거나 객관적인 상황을 판단한 뒤에 행동으로 옮긴다면 제대로 인정받거나 갈등의 여지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