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독일상 훔쳐보기 9화

9. 걸어 다니는 어원사전

by 은수달


"이탈리아 빵 포카치아가 '슬리퍼'라는 뜻이고, 인도식 난은 '벌거벗은'이라는 뜻이래요."


그녀와 단둘이 데이트할 기회는 생각보다 일찍 찾아왔다. 그녀가 추천한 카페에 가서 수플레 케이크를 맛보았고, 그녀는 가져온 책을 꺼내 보여주었다.



"재밌네요. 영어도 스페인어도 어원을 알면 더 재밌는 것 같아요. 물론 학교 다닐 땐 영어랑 별로 안 친했지만..."

"저도 그래요. 뒤늦게 영어에 눈 떴어요."

"정말요? 어떻게요?"

"어학연수 다녀오니 제대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시작된 영어 얘기는 여행으로 이어졌고, 그녀가 다녀온 나라들의 음식과 문화에 대해서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


반짝거리는 그녀의 눈빛이 반 고흐의 작품을 닮았다고 생각한 순간, 그녀의 옷에 실수로 커피를 쏟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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