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점심때 사장님, 과장님과 함께 회를 먹었다. 일 년 만에 만나는 전어라서 반가웠지만, 주로 회사 얘기를 해서 그리 편하지만은 않았다.
"요즘 거긴 어때? 매출을 좀 더 올려야 하는데..." "하는 데까지 해봐야죠. 보통 말일 가까워지면 매출이 좀 더 늘거든요."
식사 도중 거래처에서 전화가 걸려와 자리를 비운 사이, 도톰하고 고소한 전어가 절반 이상 사라졌다.
업종 특성상 단가 몇 원에 울고 웃는 업체들이 많다. 우리 회사도 예외는 아니라서 일부 거래처의 슈퍼갑질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불이익을 감수하거나 담당자의 비위를 맞추곤 한다.
한때는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입에 풀칠만 한 적도 있었다. 월말이 되면 현금이 부족해 카드 돌려 막기 하다가 점점 더 가난해지는 것 같아서 이를 악물고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했다. 지금은 수입도 늘어나고 꾸준히 재테크도 하고 있지만, 그 시절을 반면교사 삼으려 노력 중이다.
내 월급만 빼고 다 오르는, 고금리 시대에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지만, 정작 필요한 곳엔 닿지 못하고 엉뚱한 곳에 세금이 쓰이기도 하지만, 무전도로 쫓겨나지 않으려면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그것만이 밥벌이를 위해 우리가 새겨야 할 불편한 진실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