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어쩌다 보니 에세이스트
기다림의 연속
by
은수달
Sep 16. 2023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어제 오후, 대표님을 대신해서 은행을 찾았다. 평소와 달리 직원들이 무척 분주해 보였고, 담당자 역시 밀린 업무를 처리하느라 정신없었다. 서류를 전해준 뒤 창구 앞에서 기다렸다. 하지만 이렇다 할 얘기가 없어서 코너에 있던 잡지를 뒤적거렸다.
지난 한 달은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중간결산 보고를 위해 업체나 관공서에 필요한 서류를 요청한 뒤 기다렸고, 사장님의 결재를 기다렸으며, 출판사에 표지 디자인을 의뢰한 뒤 또 기다렸다.
"지난주에 표지 디자인 주문했는데, 아직 검수 중이라고 뜨네요. 시안 언제쯤 확인 가능할까요?"
"잠시만요. 담당자가 연차내서 다음 주에 확인하고 답 주실 것 같은데요."
"그럼 제작하는 데 얼마나 걸릴까요?"
"최종시안 나오면 제작하는 데 3, 4일 정도 걸리고 주문하면 인쇄하는 데 4일 정도 더 걸릴 것 같아요."
이번에는 표지 디자인을 유료로 신청해서 좀 더 걸릴 거라 예상했지만, 추석 연휴 전에 출간하려던 계획이 연기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무실로 도착한 우편물을 확인해 보니 건강보험공단에서 보냈다. 우수업체로 선정되어 잊을 만하면 이렇게 소소한 선물을 보내온다.
기다리지 않아도 알아서 오는 건 카드대금 청구서와 기억에서 잊힌 전남친의 연락이 아닐까.
어쨌든, 살다 보면 기다려야 해결되는 일들이 많다. 때론 답답하고 야속하지만, 경솔하게 행동했다가 실수하는 것보단 낫지 않을까.
keyword
서류
업무
기다림
22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멤버쉽
은수달
소속
바이아지트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혼족 일상 훔쳐보기> 출간작가
독서와 글쓰기를 좋아하는 엔잡러| 글쓰기강사|바이아지트 대표
구독자
305
구독
월간 멤버십 가입
월간 멤버십 가입
매거진의 이전글
카페인으로 스트레스 방출하기
피곤해도 괜찮아, 같이 힘드니까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