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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달 Oct 22. 2023

식스팩을 가진 여자, 그리고 사우나


"오늘 사우나에서 식스팩 가진 여성분 발견..."


한 달에 두세 번 사우나를 찾는다. 그곳에선 피로를 풀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도 만날 수 있다. 세상에 존재하는 컬러만큼이나 체형도 인상도 다른 사람들. 하지만 여자인데 식스팩이라니... 눈으로 보고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십 년 가까이 근력운동을 열심히 한 나도 이제 겨우 십일 자 복근이 생겼는데.


어림잡아 적어도 오십 대는 되어 보였고, 몸 전체가 균형 잡히고 탄력 있어 보였다. 저런 몸을 만들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을 감수했을까. 운동을 해본 사람만이 짐작할 수 있다.


요즘 들어 거울을 볼 때마다 세월의 변화를 실감한다. 피부 탄력은 그렇다 쳐도, 눈가의 주름만큼은 숨기기 힘들다. 나중에 더 나이 들면 보톡스라도 맞아야 하나. 하지만 한번 시작하면 주기적으로 관리를 받아야 한다는 전문의 얘기에 망설이게 된다. 골프만큼 피부 관리도 돈과 시간이 많이 드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직은 나이에 비해 동안이라는 얘기를 듣고, 밥벌이를 거뜬히 해낼 만큼의 체력은 있다. 무엇보다 독서와 글쓰기를 꾸준히 할 집중력은 남아 있으니 다행인 걸까.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여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피로를 푸는 사우나. 혼잡함 속에서도 질서가 느껴져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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