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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달 Nov 22. 2023

혼독일상 훔쳐보기 21화

21. 습관의 기억

습관은 재빨리 우리의 마음을 장악한다. 의식적 자아가 뭔가 다른 일을 꾸미고 있는 사이에 습관은 이미 신호를 받아 '행동'을 향해 전력 질주할 준비를 마치는 것이다.

-웬디 우드, <해빗>


그녀의 기억 속에 자리 잡은 그와의 사건은 영화의 프레임처럼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좋은 기억을 계속 유지하려는 습관은 몇 번이고 돌아보게 만들고, 그것은 점점 더 미화된다. 그와의 스킨십도 그랬다.


"우리가 그때 키스했었나? 손잡은 건 기억나는데..."

"아마 그럴걸. 근데 그건 왜?"

"그때 기억이 어렴풋하게 남아 있어서..."


오래전 그날을 떠올리며 그들은 각자 다른 기억의 습관을 가지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

 

"헤어지기 아쉽다. 가야 하는데..."

"그러게... 잠시만 더 있을까?"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오 분. 그 사이에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그녀는 그의 크고 부드러운 손을 만져보았다. 유난히 작아 보이는 자신의 손, 그리고 매끄러운 촉감. 이대로 시간이 멈추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진짜 가야겠다."

"잠시만."

그의 손이 다급하게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그리고 그녀 가까이 입술을 가져갔다. 어둠 속에서도 그들의 입술은 서로를 향했고, 그리움을 쏟아냈으며, 온몸으로 서로의 존재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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