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분명 사고였다.
수 차례 신호를 보냈고, 그것을 받아들였지만, 지나고 보니 사고에 가까웠다.
그날 이후, 그녀는 그의 얼굴과 목덜미, 그리고 부드러운 손이 떠올랐다. 마치 뭔가에 홀린 듯.
"나 좀 이상해진 듯. 자꾸 네 손이 생각나 ㅎ"
농담처럼 가볍게 말했지만, 그 안엔 그가 알아주길 바라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이렇게 솔직하게 자기감정을 표현해 본 게 언제인지도 기억이 안 났다.
"또 하고 싶다 ㅋㅋ"
"산책?"
"뽀뽀 ㅋㅋ"
'뽀뽀'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그의 입술이 떠올랐고, 어린애처럼 천진한 웃음이 귓가에 맴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