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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달 Dec 01. 2023

직장일이 육아보다 쉬운 여자들


"그래도 생신인 거 알았는데 그냥 넘어가면 서운해하지 않을까요?"


오늘 점심 때는 사장님 생신이라 미역국을 얻어먹었다. 대학생 딸이 둘인 차장님과 초등학생 딸 하나인 대리님이 합석했고, 넌지시 사장님 생일임을 밝혔다.



"가는 길에 베이커리 들러서 케이크 사 가죠."


그렇게 여자 셋이 수다 떨면서 카페로 향했고, 딸기 생크림 케이크를 골랐다.





"낮에 이런 데서 커피 마시는 여자들은 신세가 좋은 거겠죠?"

"그래도 육아보단 회사일이 낫다는 분들도 많던데요."

"그건 그래요. 출산하고 일 년 정도 쉬니까 지겹기도 하고 계절의 변화도 그립던데요."


출산이나 육아의 경험은 없지만, 애 키우느라 꼼짝없이 집안에 갇혀 지내는 상상만 해도 소름이 돋는다. 무엇보다 맞벌이가 필수처럼 여겨지는 요즘 시대에 외벌이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다.


카페일 할 때 아이들을 방치해 놓고 수다 떠느라 바쁜 엄마들, 바닥에 기저귀 등 온갖 쓰레기를 버려놓고 모른 척하는 엄마들을 종종 접했다. 물론 육아가 어떤 일보다 힘들고 잠시라도 편하게 쉬고 싶은 마음은 이해한다. 하지만 자신들 때문에 질서 잘 지키고 양심적인 엄마들까지 싸잡아 욕먹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살림은 장비발이죠. 요즘엔 밀키트도 잘 나오잖아요."


아무리 세상이 좋아졌다고 해도 여전히 살림과 육아는 여자, 특히 엄마들의 손길이 많이 필요하다. 회사에서 본인이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도 육아와 살림까지 하는 여자들,  육아보단 직장일이 쉽다는 여자들이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워킹맘에 대한 편견을 거두고, 그들이 좀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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