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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달 Feb 16. 2024

진통제 한 알의 기적


'갑자기 아랫배가 아프네... 그날도 아닌데...'


중요한 일정이 있는 날이라 평소보다 서둘러 집을 나서려는데, 예상 못한 통증이 발걸음을 붙잡았다. 곧바로 진통제 한 알을 삼키고 조심스레 운전대를 잡았다.

'통증아 제발 멈추어다오. 오늘 처리할 일이 많단다.'


여느 때처럼 진통제에 기대어 복통이 가라앉길 기도했다. 다행히 회사에 도착할 무렵엔 상태가 나아졌고, 정해진 일정도 무리 없이 소화해 냈다.



"한국인 중에서도 5퍼센트 안에 드는 특이 체질인데, 알고 계셨나요?"


피부염 때문에 오랫동안 병원을 떠돌며 고생하다 피부 전문 한의원을 찾았는데, 한의사가 뜻밖의 질문을 해서 당황했다. 거기다 대부분 소음인으로 진단을 내렸는데, 소양인의 기질도 많이 섞여 있단다.


한 달에 한번 어김없이 찾아오는 생리통. 하지만 잘 듣는 진통제를 찾지 못해 그날이 다가올 때마다 내원해서 약을 따로 처방받아야 했고, 특이 체질로 태어나게 한 신(?)을 원망했다.


그러다 우연히 알게 된 진통제, 이지엔식스. 가임기 여성들 사이엔 효과 빠르고 부작용 적은 약으로 제법 유명하다. 소염 효과도 포함되어 있어서 염증이 생겼을 때, 심지어 두통이 있을 때도 효과적이었다.


자궁내막증 진단을 받은 뒤로는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거나 피로가 쌓일 때면 아랫배가(정확히 말해 자궁이) 신호를 보내온다. 그럴 땐 약을 먹고 충분히 쉬는 것만이 답이다. 자주 체하는 편이라 소화제도 챙겨 다니고, 언제 다칠지 몰라 밴드도 구비했다. 그래서 가끔 누군가 아프거나 다치면 소소한 도움을 줄 수 있다.


약이 효과 없다며 미련하게 참는 대신, 자신의 체질이나 특성에 맞는 약을 찾아 조금이라도 통증을 줄여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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