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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달 Feb 24. 2024

유명해지니 좋니?


'내가 유명해지니 좋니?'


모 가수의 노래에 나오는 부분이다. 우리는 대부분 유명해지거나 영향력을 가지길 원한다. 하지만 원한다고 다 유명해지는 건 아니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L은 대기업에 안 다닌다는 이유로 연인한테 무시받다가 결국 이별을 결심했단다. 그리고 열심히 노력해 연인이 그토록 원하던 대기업에 들어갔고, 이상형의 여자를 만나 결혼까지 했다.


타인의 관심을 받으려고 온갖 수단을 동원하는 사람들이 있다. 질투, 가스라이팅, 근거 없는 비방, 소문 퍼트리기 등. 일시적으론 관심을 끌 수 있지만, 그것은 결국 화살이 되어 날아온다.




그렇다면 유명하다는 기준은 뭘까? 인스타 팔로워 1만 명? 유튜버 구독자 10만 명? 내가 생각하는 기준은 네이* 검색창에 이름이 상위에 노출되는 것이다. 특정 이름을 검색하면 연예인이나 정치인, 혹은 운동선수가 나올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은수달'이라는 필명이 주위에 알려지기 시작한 건 몇 년 전부터다. 블로그를 십 년 이상 운영하고, 모임에서 꾸준히 활동하고, 유튜버 채널도 만들고, 무엇보다 브런치 작가로 활동하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이 알려졌다.


한때는 유튜버 병(?)에 걸려 '사람들이 혹시나 날 알아보지 않을까?'라는 착각에 빠져 어딜 가든 행동을 조심하게 되었고, 간혹 독서모임에서 알아보는 사람도 있어서 자연스레 이미지 관리를 하게 되었다.


"실제로 보니까 더 작고 말랐네요. 만화 캐릭터 닮았어요."

"영상에서 볼 때보다 더 차분하고 조용하네요."


가족들 대부분 외향적인 성향이라 어릴 적부터 외식이나 여행을 자주 했다. 그중에 난 내향적인 편에 속해서 물 위의 기름처럼 겉돌기도 했다. 어머니를 닮아 인싸 기질을 타고난 막내 조카는 유치원에서도 특유의 친화력을 발휘해 인기가 많단다. 반면, 큰 조카는 내성적이고 논리적인 성향이라 혼자 노는 걸 좋아한다.


인스타 팔로워가 점차 늘어나면서 개인적으로 연락해 오는 분들이 더러 있다. 안부 인사나 간단한 부탁이라면 흔쾌히 받아주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부드럽게 거절한다. 언젠가 내가 제법 유명해져서 전국을 돌아다니며 강연이나 북토크를 하는 날을 그려본다.


"유명해지니 좋니?"

"살짝 피곤하긴 한데... 그래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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