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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달 Mar 05. 2024

꿈이 현실로: 업무폭탄에서 살아남기


'운동장에서 다 같이 문제를 푸는 걸 보니 예지몽인가?'


오늘은 한 달 중 가장 바쁜 결제일이자 급여일이다. 어제 대강 결재 내역을 정리해 놓긴 했지만, 사장님이 언제 이의를 제기할지 몰라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내역은 다 뽑아놓았지? 여기서 11시에 나가야 하니까 일단 보자."


이번엔 요양급여를 마치고 복귀한 직원이 있는 데다 연말정산 환급도 해줘야 해서 일이 두 배로 늘었다.


"노무사한테 물어보니까 중간에 복직하면 급여에서 총 일수 나눈 다음 근무일만큼 곱하면 된대요. 거기에 잔업수당이랑 기타 수당 더하면 되고요."


보기 쉽게 항목별로 정리했지만, 사장님이 자세한 내용을 물어서 차근히 설명했다.

"한 달 못 채웠는데 기타 수당도 일한 만큼 줘야지."

"얼마큼 지급해야 좋을지 몰라서 원래 금액을 넣었어요. 어떻게 할까요?"

사장님의 불호령이 떨어지기 전에 선수를 치자 사장님이 직접 계산해 보고 적절한 금액을 알려준다.


열심히 급여정산을 하고 있는데, 이번엔 회장님이 등장해서 재고장을 보여달라고 한다. 결제 내역을 다시 확인하는데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하고 차장님한테 묻는다.

"계산서 금액이랑 명세서 금액이 다른데, 여긴 어떻게 지급하면 되나요?"

"잠시만요. 진짜 금액이 다르네. 한번 확인해 볼게요."


알고 보니 담당자가 명세서를 잘못 작성했고, 오늘 지급할 금액은 계산서 금액과 동일했다. 입금해 주기 전에 다시 확인해 보길 잘했다.


이번엔 급여대장. 몇 번씩 확인해도 가끔 액셀 수식이 틀리는 경우가 있다.

'어라? 대강 합해도 이 금액이 넘을 텐데?'

이상하다 싶어 계산기로 직접 합해 보니 액셀의 합계가 틀렸다!!


한참 업무를 보고 있는데, 이번엔 산업안전공단에서 담당자가 방문해 사장님을 찾았다.

"지금 대표님 안 계시는데요. 무슨 일로 오셨나요?"

"지원사업 관련해서 직접 통화했는데, 현장이랑 관련된 담당자 안 계시나요?"


현장 전반을 관리하고 있는 부장님이 떠올라 전화를 거니 외근 중이었고, 사무실에 곧 도착할 거라고 했다.


한숨 돌리기가 무섭게 이번엔 산재 담당자와 연락해서 재해 외국인의 요양 기간을 연장 가능한 지 물어보았다. 지난번에 내원했을 때는 정상근무가 가능하다는 소견을 받았는데, 며칠 전에 통증이 심해서 병원에 가니 2주 이상 약 먹고 쉬어야 한다고 했다. 공단이랑 병원 측 입장이 다른 데다 서로한테 책임을 떠넘기기 바빠서 중간에서 입장이 난감해졌다.


어쨌든, 예상 못한 업무폭탄 때문에 정신없는 하루였지만, 평소보다 좀 더 긴장하면서 일을 처리한 덕분인지 별 탈 없이 지나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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