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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축제 안 가면 안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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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달
Mar 17. 2024
"꽃축제, 이제 안 가고 싶어요."
사실 난 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정확히 말해 계절마다 열리는 꽃축제를 별로 안 좋아한다. 차도 막히고 사람도 많아서 스트레스만 받고 돌아온 기억이 많아서이다. 진해 군항제가 그랬고, 태종사 수국축제를
보러 갈 때는 간식을 빠트리고 가서 아사할 뻔했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서야 빠져나올 수 있었던 태화강 양귀비 축제. 근처에서 냉면 먹으려고 했는데 재료 소진으로 마감이란다. 차선책으로 삼계탕을 먹으러 갔는데, 하필이면 재료가 다 떨어져 다른 메뉴만 가능하다고 했다.
"벌써 3시가 넘었어요. 그냥 아무 거나 먹어요."
제시간에 식사하는 걸 중시하는 나의 인내심은 결국 바닥을 드러내고 말았다.
꽃 사진을 건지기 위해 날 전국 꽃축제에 데리고 다녔던 구남친. 덕분에 해마다 열리는 꽃축제의 종류를 저절로 기억하게 되었다.
"꽃다발이나 꽃바구니 선물은 사절할게요. 굳이 하고 싶다면 드라이플라워나 꽃 한 송이로 부탁해요."
여자들은 꽃 선물을 좋아한다는 지인의 성급한 일반화에 난 예외라며 반박한 적 있다. 산책길에 만나는 들꽃이나 풀은 발걸음을 멈추고 구경하기도 하지만, 관리하기 까다롭고 금방 시들고 마는 생화는 선물 받아도 곤혹스럽다.
해마다 화려하게 피어나는 꽃을 보고 있으면 세월의 변화를 실감하게 되고 잠시나마 기분전환이 된다. 하지만 꽃보다 사람이 많은 꽃축제는 그리 달갑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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