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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려도 괜찮아

by 은수달


'겹벚꽃인가? 색깔이 너무 예쁘네.'


어제 오후, 외근 다녀오는 길에 꽃나무를 발견하고 중간에 멈추었다. 벚꽃이 지고 나면 겹벚꽃이랑 유채꽃이 피기 시작한다. 오래전, 일본에서 본 겹벚꽃 이후 처음이다.


며칠 전, '느림'이란 주제로 어느 커뮤니티에 글을 쓴 적이 있다. 원래 난 급한 성격이었는데, 독서랑 글쓰기를 꾸준히 하면서 차분해지는 법을 배웠다.


"애들이 생각보다 잘 크지?"

"맞아요. 여긴 새싹도 났어요."


사장님이랑 2층에 있는 난에 물이랑 영양제를 주면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고, 식물이 주는 기쁨을 새삼 발견했다.


"물을 너무 많이 주면 생장이 느려지거나 뿌리가 썩어요. 대신 물이나 햇빛이 부족하면 시들거나 잎이 말라버리죠."


사람도 식물처럼 적당한 물과 온도, 바람이 필요하다. 사회가 요구하는 속도나 기준을 따라가려다 자신만의 속도를 잊어버리기 쉽다.


때론 느려도 괜찮아.


힘들면 잠시 멈추고 숨을 고르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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