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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달 Jul 25. 2024

연차 내길 잘했어


[수술 잘 받으시고 쾌차하시길]


회계사무소 담당자로부터 갑자기 연락 와서는 두 달 동안 쉬기로 했단다. 그래서 모바일 쿠폰을 선물했다.


"당분간 저 대신 다른 분이 업무 도와줄 거예요. 필요하면 저한테 연락하셔도 되고요."


오늘 오후, 수술 경과를 보기 위해 병원에 들렀다. 그런데 초음파 검사를 하던 의사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전에는 1.1센티였는데 지금은 1.5센티로 자랐네요. 그 사이 특별한 증상 있었나요?"

"아뇨."

"많이 크진 않은데 계속 증식될 가능성이 있는지 조직검사를 해봐야 할 것 같아요. 오른쪽도 마찬가지고요."


유방은 조직 검사도 마취가 필요해서 살짝 긴장했다. 하지만 전에 두 번이나 해본 적이 있어서 그런지 견딜만했다.

"마취할 때 따끔합니다. 양쪽에 총소리가 세 번씩 날 테니 놀라지 마세요."


의사의 설명을 들으며 양손에 힘을 꼭 주며 통증을 참아냈다. 십 분 정도 흘렀을까. 엉덩이 주사 맞고 병원을 빠져나오는데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나름 건강 관리에 신경 쓰고 스트레스 덜 받으려 노력했는데 다시 혹이 커지다니... 거기다 운동도 2주나 쉬어야 한다니...'


당장의 불편함은 시간이 해결해 주지만, 종양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예측하기 어려우므로 꾸준한 관찰이 필요하다.


일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음을 예견이라도 한 걸까. 아니면 한 템포 쉬어가라고 몸이 신호를 보내는 걸까. 급한 일들을 처리했으니 내일은 쉬다가 저녁 일정을 마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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