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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달 Aug 07. 2024

요양병원 말고 노인복지관


'복지기관에서 운행하는 차들은 보통 노란색인데 저 차는 검은색이네?'


우리 동네에 노인복지관이 있는데, 거기서 운행하는 셔틀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상대적으로 노년층 인구가 많은 지역이다 보니 복지나 지원사업 등이 잘 되어 있다.


'나도 나이 들면 저기 다니면서 글쓰기나 독서 모임 했으면 좋겠다.'


최근 들어 치매 노인 인구가 증가하고 있지만, 거기에 대한 현실적인 대책이 부족하다는 기사를 보았다. 남의 얘기 같지만 누군가에겐 당면한 과제일지도 모른다. 다행히 가족이나 친척 중엔 치매 환자가 없다. 현재를 충실히 살면서 치매에 걸리지 않으려 최선을 다할 뿐.


외할머니는 폐암 말기 진단을 받고 1년 넘게 요양병원에서 지내다 생을 마감했다. 연명 치료를 거부했지만, 날이 갈수록 수척해졌고 차라리 저 세상으로 보내달라고 애원했다. 요양병원에는 불치병에 걸리거나 죽음을 앞둔 환자가 많아서 그런지 분위기가 대체로 어둡다. 


"이제 나도 요양병원에 왔으니 살 날이 얼마 안 남았네. 얼른 가야 자식들 안 괴롭히지."


가끔 외할머니 병문안을 갈 때면 같은 병실의 환자가 한숨처럼 내뱉는 얘기를 종종 들었다. 그리고 노년이 되었을 때 소원이 요양병원 대신 복지관에 가는 걸로 자연스레 바뀌었다.


아흔의 나이에도 초등학생들과 축구 시합을 하며 남부럽지 않은 체력을 자랑하는 어르신부터 거동이 불편하거나 치매에 걸려 병원 신세를 져야 하는 어르신까지.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질환이 증가했다는 통계도 있다. 결국 우린 경제적인 문제와 함께 건강까지 스스로 챙겨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앞으로 노년층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어 그와 관련된 정책도 바뀌고, 건강한 어르신들과 남은 생을 행복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https://www.mk.co.kr/news/it/11086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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