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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달 Oct 25. 2024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어느

늦은 저녁 나는

흰 공기에 담긴 밥에서

김이 피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때 알았다

무엇인가 영원히 지나가버렸다고

지금도 영원히

지나가버리고 있다고


밥을 먹어야지


나는 밥을 먹었다


-한강, <어느 늦은 저녁 나는> 전문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에서 발췌함)



'영원히 지나가버리고 있다'는 구절을 곱씹어 생각해 보았다.


지금 내 앞에서 영원히 지나가버리고 있는 건 무엇일까. 난 무엇을 놓치고 있는 걸까.


때 이른 저녁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시집의 첫 장을 여는 순간, '밥'에 관한 시를 읽으며 뭉클했다. '밥'이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와 김이 피어오를 때의 따스함, 그걸 보면서 상념에 잠겼을 시인의 모습까지.



http://aladin.kr/p/uA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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