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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꼰파냐

by 은수달


'이제 좀 살 것 같네.'

지난번 접촉사고에 이어 타이어 펑크, 어제는 갑작스러운 단수, 그리고 오늘 아침엔 배터리 방전. 평소에 주행거리가 짧은 데다 기존에 교체한 차량 배터리가 용량이 적은 편이라 방전이 자주 된다고 했다.

'이번에도 방전되면 용량 큰 걸로 바꿔야지.'

급하게 충전한 뒤 출근했는데 외근 가려고 한 순간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업체를 불러 배터리를 바꾸었다.

점심을 일찍 먹고 근처 별다방에서 에스프레소 꼰파냐(Con Panna)를 주문했다. 에스프레소에 크림을 더했다는 뜻의 이탈리아어이다. 양은 적지만 커피의 진한 맛과 크림의 부드러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서 즐겨 마신다.

인생은 어쩌면 쓴맛을 감추기 위해 크림으로 덮거나 크림을 좀 더 풍부하게 느끼려고 에스프레소를 감싸 안은, 꼰파냐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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