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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유실물

by 은수달

'이상하다. 차키가 어디 갔지? 분명히 현관 입구에 뒀는데...'


출근하려고 집을 나서다 허전한 느낌이 들어서 가방을 확인했는데 차키가 보이지 않는다. 늘 현관문 위쪽에 걸어두는데... 아무리 주위를 둘러보아도 차키의 행방을 알 수가 없어서 보조키를 챙겨서 나왔다.


살면서 지갑이랑 휴대전화를 잃어버린 적은 네 번, 그중에 돌려받은 적이 세 번이나 된다. 휴대전화는 택시에서 흘렸는데, 양심적인 기사분을 만나서 두 번 다 돌려받았다. 우산은 종종 잃어버려서 저렴한 걸로 구입했다. 비가 올 것 같아서 챙겨나가면 오지 않는 징크스 때문에 일부러 챙길 때도 있다.


가장 아찔한 순간은 일본여행 떠나기 전에 주차장에서 캐리어를 두고 왔을 때다. 출국 전날 친구집에 모여 놀다가 다음날 바로 공항으로 가기로 했다. 그래서 짐을 이것저것 챙겨서 트렁크에 실었다.


한참 재밌게 놀고 있는데, 모르는 번호로 연락이 왔다. 그런데 어쩐지 받아야 할 것 같은 예감이...


"저기 혹시 캐리어 주인 되시나요?"

"그런데요?"

"주차장에서 캐리어 발견했는데 앞에 여권이 있더라고요."

"아 정말요? 그럼 죄송한데 1층에 있는 관리사무소에 좀 맡겨주실래요?"

"알겠습니다."


*사진 출처: Unsplash의 American Green Travel



기억을 더듬어 보니 짐을 다 싣고 마지막으로 캐리어를 싣는 걸 깜박한 것이다. 혹시나 싶어 여권을 캐리어 앞주머니에 넣어둔 덕분에 소중한 가방을 찾을 수 있었다.


하루는 친구들이 우리 집에서 놀다간 적이 있는데, 카톡으로 친구 한 명이 연락을 해왔다.

'아까 화장실에서 휴대폰을 두고 온 것 같은데 확인 좀 해줄래?'


곧바로 욕실에 가니 거기에 친구의 휴대전화가 놓여 있었다. 그래도 요즘엔 카톡이나 와치 덕분에 휴대전화가 없어도 긴급한 연락은 할 수 있으니 얼마나 편리한 세상인가.


건망증이 심한데다 효율성을 중시해서 사용한 물건은 제자리에 두는 습관이 있다. 사무실 책상에도 중요한 서류를 종류별로 모아두거나 리스트업 해서 파일함에 둔다. 그래서 가끔 내가 자리를 비워도 다른 직원들한테 위치를 알려주기도 한다.


유실물을 무사히 찾으면 다행이지만, 정말 소중한 걸 잃어버리면 속상할 뿐만 아니라 금전적 피해도 입을 수 있다. 그러므로 머문 자리는 한 번이라도 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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