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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랑 소설 사이
티라미수와 에프킬라가 만났을 때 12화
12. 시차 적응 중
by
은수달
May 18. 2025
[워크숍 다녀와서 시차적응 중]
[같은 대한민국인데 웬 시차적응?]
[몰랐어? 같은 지역이라도 미묘한 시차가 있다는 것?]
티라미수의 주장이 그럴듯해서 에프킬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새로운 환경에 금방 적응하는 티라미수도 다른 문화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걸리나 보다.
"제발 좀 쉬면 안 되겠니?"
"할 건 해놓고 쉬어야지."
"당장 안 해도 되는 거잖아."
"나한텐 지금 해야 하는 일이라고!"
어느 주말 아침, 티라미수와 같이 점심 먹으려고 들른 에프킬라는 집안일하느라 분주한 그녀한테 결국 한 마디하고 말았다.
"주스 마시면서 좀 쉬고 있어. 아니면 청소기라도 돌려주던지."
"자기 보고 싶어서 달려왔는데 계속 일만 할 거야?"
"아 좀~"
그녀의 뒤를 댕댕이처럼 따라다니는 그가 성가시게 느껴져 티라미수는 결국 성질을 내고 말았다.
"너무해! 자기한텐 지금 나보다 집안일이 중요하지?"
"그게 아니라고 몇 번이나 얘기해야 돼? 얼른 해치워야 마음 편하게 놀지."
"우리의 시간은 너무 다르게 흐르는 것 같아. 도대체 자기 할 일은 언제 끝나는 거야?"
소파에 털썩 앉아 그는 볼멘소리를 했다.
"우리도 시차적응이 필요한 건가? 아님 성향이 달라서 서로를 이해하는 데 시간이 필요한 걸까?"
그때서야 티라미수는 에프킬라 옆에 앉아 그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말했다.
"지금 이 순간~우리 함께 해요."
그녀의 양손을 마주 잡으며 그는 노래의 한 소절을 개사해서 불렀다. 그의 진지한 표정에 그녀는 결국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그냥 시차적응 중이라고 생각하자. 그게 편하겠어."
"그래."
그는 원하는 대답을 들은 아이처럼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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