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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로니카 May 03. 2021

활자 중독자에게 전자책이란, (1)

전자책리더기 입문기


  단 한순간도 글을 읽지 않으면 뭔가가 불안한 활자중독(이라고 쓰고 스마트폰 중독이라고 읽자).

  계속 가벼운 글들만 훑어내려가는  습관이 되었는데 정작 전자책 대한 거부감이 있어서(종이책으로 보는  진짜 독서지!) 전자도서관 등등 시도해보다가 이건 나와 맞지 않다고 접어버렸다.

  종이책을 많이 읽지도 않는다. 너무 어려워도 안되고 너무 가벼워도 안되고 이 내용은 내 가치관과 맞지 않고 이런 주제는 굳이 사서 보기는 아깝고 집 바로 옆 도서관에서 빌리는 책들은 반납 연장 놓쳐서 매번 연체 대상자에 올라가고 그렇다면 새 책으로 사서 깨끗하게 보고 중고로 바로 팔아야지- 라는 마음으로 사놓았다가 제대로 읽지도 못하고 쌓여있는 책이 책장 한가득-


 아이 키우면서는 육아책 위주로, 또는 아기띠로 안고 재우면서  때림을 극복하기 위해 고전이라도 읽어야지 해서 스마트폰을 들고 억지로 꾸역꾸역  책이 1년에 다섯  정도였나. 보고 싶은 책들은 많은데 막상 결제하려면  플랫폼이 망하면 어쩌지(실제로 만화책을 구매해서 봐왔던 플랫폼이  군데 망해서  이후로 더더욱 꺼려왔던 것도 있었다),  가격에 전자책을 구매하면 과연  가치를  것인가(라고 한참을 고민하면서도 웹소설은 잘도 결제함).

알라딘에서 구매한 이북(만화책은 뺐다)

  다독가는 아니지만 다독을 하고픈 욕심은 있는데 굳이 책이 아니어도 활자를 수시로   있는 전자기기의 발달로 점점 책에서 멀어지는 느낌이었다. 실제로 고전이나 조금 어려운 책은, 한두 페이지를 넘기지 못하고 다른 앱을 열게 되는 스스로를 발견하면서 전자책리더기 구매를 고심하였고, 구매하였다.



  전자책리더기- 종류도 많고 각기 장단점이 분명하고 확실한  가성비가 여타의 전자기기 대비 높지만은 않다는 . 그러나 책이라는 매체가 원래 그런 것이 아닌가. 책만큼 가성비 따지기에 의미 없는 매체는 없고, 존재만으로 의미가 있는 것인데 전자책리더기도 그런 맥락으로 접근해보면 오히려  보관 공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물건이 아닌가.

  그렇게 합리화 과정을 거쳐서 구매를 하려고 보니 입문에는 이 정도 기기가 좋아요, 기왕 사려면 이런 걸 들여놓는 게 좋아요.

https://cafe.naver.com/ebook

  ㄴㅇㅂ 디지털 감성 e북카페에서 많은 정보를 검색하고(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인사를), 때마침 평화로운 중고나라에 뜬 크레마 그랑데를 적당한 가격에 들였다. 예스 24 버전이지만 알라딘과 예삼은 한 몸이니(이것도 이때 알았다. 예전에 예삼이 싫어서 적립금 다 털어내고 탈퇴하고 옮겼더니 그 집이 그 집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좀 황망했...), 열린서재를 이용하면 큰 문제가 없었고 그렇게 알라딘 이북으로 구매한 책들을 감성 있는 척 읽어보기 시작했다(그러니 알라딘은 망하면 안 됩니다).


  일단 종이책 최고를 외치던 사람이 보는 전자책리더기는 느렸다. 조금 빠르고 다양하게 활용할  있는 리더기도 있지만(여기서 패드류의 태블릿은 제외한다.), 크레마는 특히 느렸다. 그런데 느림이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는  사실이다. 종이 잉크와 페이지 넘김의 잔상도 디지털 기계로 어설프게 흉내 내고 싶어 하는 어정쩡한 아날로그 감성이라 매력적이었다. 물론 독서에 집중할  있다는 본연의 목적도 달성할  있었다. 크기도 작아 아이들 재우기 전에 챙겨서 머리맡에 두면 잠들기    페이지라도 넘기다가 졸리면 그냥 플립을 닫아버리면 절전모드로 넘어가니 충전을 자주 하지 않아도 배터리 소모량은 많지 않아 쓸만했다. 잠들기  스마트폰 중독에서 벗어날  있을  같았다. 피곤해서 바로 뻗어버리는 날들이 많지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있을  같았다.


  그런데 느려도 너무 느렸다. 그리고 전자책 가격대가 애매해서 구매를 하기까지 장바구니에 넣고 빼고 구매를 결정하기까지 스마트폰 앱을 뒤적거리다 보면 다시 리더기에 접근하기까지 시간이 또 걸렸다. 이러면 결국 종이책과 다를 바 없는데. 그래도 아예 고전을 넣고 읽었을 때의 휴대성과 가벼움은 정말 좋았다.

  어떤 기기나 수단은 장점과 단점을 동반하는 법. 만족하며 습관을 들이려고 노력하였다(연말 업무과부화로 멀리하게 된 건 생략하자).



  크레마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리디북스에서 페이퍼프로 1+1 & 리디셀렉트 1 회원권 2 이벤트가 급작스럽게 떴다. 어랏,  기회는 놓치면 안될  같아... 어어어어. 덜컷 흐름에 편승해버렸다. 리페프 재고떨이라는 소문이 무성했지만 냉정하게 보면 리디셀렉트 1 회원권에 기기를 얹어주는 꼴이어서 리더기를 다수 보유한 분들도  많이 탑승했던 걸로 안다.


  이쯤에서 전자책 구독 서비스에 대해 자연스럽게 넘어가야 하는데 사족이 다른 주제가 되어버려서  템포 쉬어가기(다음 편에 계속).




베로니카. 즐겁게 살기로 결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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