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친해지기

친숙해지니 새로운 길을 내어준다.

by 은유

집에 홀로 있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 집 근처에 있는 작은 동산을 매일 산책하고 달리면서 몸과 마음에 켜켜히 쌓인 먼지를 털어내곤 한다. 처음에는 동산에 포장된 산책로로만 다니다가, 조금씩 다른 길을 가보며 산과 친해지는 요즘이다. 신기한 건 새로웠던 길이 익숙해지다가도, 그 익숙해진 길의 새로운 풍경들이 펼쳐진다는 것이다. 보지 못했던 나무의 모양, 나무 위에서 부지런히 무언가를 하고 있는 새들, 듣지 못했던 새의 지저귐과 바람 소리, 어떤 움직임의 소리들. 그렇게 산이 내어주는 풍경과 소리들에 집중하다 보면, 다시 또 와보지 않았던 공간에 가닿기도 한다. 다가가니 당연한 듯 자연스레 내어주는 산의 여유로움에 트이는 마음과 계속 해서 내딛게 되는 몸의 반응이 마치 산과 대화하는 것만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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