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시작해 볼까??
우울증과 공황장애가 시작되기 전에는 책 읽는 것을 좋아해서 한 달에 두세 권은 꼭 읽었었다. 미스터리 추리소설도 좋아하고, 달콤한 로맨스 소설도 좋아하고, 에세이나 자기 개발서... 장르 상관없이 가만히 앉아서 커피 한잔과 하는 책 읽는 시간이 너무 좋았다. 요즘은 전자북을 많이 이용한다고는 하지만 나는 종이 그 특유의 질감과 한 장씩 넘겨가며 읽는 종이 책을 더 좋아한다. 일본소설이나 에세이 같은 경우는 원서와 번역본을 둘 다 읽어보는 편인데, 그 이유는 원서에서 받은 느낌과 번역하시분의 감성이 담긴 그 느낌이 다르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나면 좋았던 부분을 발췌해서 나만의 독서노트에 적어본다. 한 글자 한 글자 여러 가지 펜들로 정성 들여가며 읽을 때 좋아서 형광펜으로 그어놓았던 부분을 노트에 적으면 그 부분의 좋았던 느낌이 더 좋아지기도 하고, 응? 내가 왜 이 부분에 공감을 했을까?라고 생각되는 부분도 있다.
서랍장을 정리하다가 이전에 썼던 독서노트를 발견했다. 독서노트에는 필사를 하는 날짜를 꼭 기재하는데, 필사를 하는 날짜는 책 한 권을 다 읽고 난 후, 아니면 읽던 도중에 꼭 적고 싶은 내용이 있는 경우 등 그날그날 다르다. 그래도 대충 이때쯤에는 이런 책을 읽었었구나...라는 것은 알 수가 있다.
요즘은 집중력도 저하되고 글자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아서 주로 오디오북을 듣는다. 잘 때도 듣고 싶은 책을 틀어놓은 채 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갔다 돌아올 때마다 내 가방에서 가장 큰 무게를 차지하는 건 책이다. 그런데 예전에 썼던 독서노트를 보니 다시 종이책의 그 좋은 느낌을 느끼고 싶어 진다. 예전처럼 집중해서 읽을 수는 없겠지만 조금씩 조금씩 천천히 나의 페이스대로 읽어볼까?